충북도민 60.7% 광역철도 도심통과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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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민 60.7% 광역철도 도심통과 원해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7.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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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충북선 활용은 32.8%…지하철시대 구호 통해
내향적 기대보다 외향적 바람 커, 역외유출 우려도

충청리뷰-리얼미터 3차 정례여론조사 -지역현안

선거는 묵직한 지역 현안을 들어 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전임 이시종 충북지사와 현 김영환 충북지사가 다른 당적에도 불구하고 바통을 주고받은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 도심(지하) 통과를 보면 그렇다.

이시종 전 지사는 202239일 대통령 선거와 같은 해 6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충북지사, 청주시장 등 거대 양당 후보들의 공약에 이를 반영했고, 공교롭게도 대통령, 지사, 시장의 당적이 모두 바뀌었음에도 애초 충북이 그린 밑그림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충청리뷰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20233차 정례여론조사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믿음은 굳센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권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에 국한한 한정적 범위의 사업일 수 있음에도 충북도 전체에서 고른 지지를 받으며, 결과 또한 낙관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서는 이제 건설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단계임에도 윤석열 대통령 청주 방문 이후 사업이 확정된 것으로 홍보한 데 따른 애드벌룬 효과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 방문 직후 청주 지하철 시대 개막’ ‘충청권광역철도 청주도심통과 확정’ ‘윤석열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등 도심 통과를 기정 사실화하는 현수막이 도심 곳곳에 내걸렸다. 지역신문에 실리는 광고는 그렇다 치고, 광고와 구별하기 어려운 헤드라인을 내건 기사가 연일 지면과 방송전파를 타고 있다.

충청권 광역철도에 대한 여론조사는 오송역과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방식 도심 통과를 기대하는 이유 도심 통과를 우려하는 이유 등에 대한 세 가지 질문으로 이뤄졌다.

 


충북선 활용보다 도심 지하통과 압도적

대통령 속도감발언 이후 예타신청을 확정으로 홍보

 

먼저 귀하께서는 두 지점을 연결하기 위해, 청주 도심을 거치지 않고 기존 충북선을 활용하는 방안과 청주 도심을 경유하는 지하 노선을 신설하는 방안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청주 도심 경유라는 응답이 60.7%를 차지했지만, “청주 도심 미경유(기존 충북선 활용)”32.8%에 그쳤다. 잘 모름은 6.5%로 적었다.

이는 충북도와 청주시가 청주 지하철시대’ ‘원도심 활성화등을 기치로 내세우며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지하 통과를 줄기차게 이슈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이 67일 청주를 방문해 대선과정에서 약속한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통과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사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도심 통과에 대해 보은옥천영동 등 남부권이 71.9%나 긍정반응을 보여서 청주권 67.9%보다도 높았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충주제천단양 등 북부권은 기존 충북선 활용(45.1%)과 도심 통과(45.3%)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연령대 별로는 ‘18~29(74.0%)’, 직업군 별로는 학생(81.0%)’ 등 젊은 층에서 도심 통과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전 연령대에서 도심 지하 통과가 높았지만 30(50.3%)40(50.5%)는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튿날인 68일 건교부가 기재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지만, 아직 예타 실시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예타에 들어가더라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예타 발표 시점이 20244월 총선 이후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총선 전에 예타 면제를 확답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통과가 어렵다고 내다보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교통전문가인 원광희 충북연구원 지역발전연구센터장은 젊은 층에서 도심 통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나온 것은 대학생 상당수가 지하철이 있는 수도권 등에서 왔거나 지하철을 타본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광희 센터장은 다만 대통령이 물꼬를 트면서 예타를 시작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도 비용대비편익 측면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타 광역권에서 지하철보다는 트렘 등 다른 연결수단을 찾는 추세이기 때문에 예타면제를 강력히 요구하는 편이 더 현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 센터장은 세종에 철도를 놓아 조치원까지 연결하더라도 환승 없이 오송역과 연결할 수 있는지 등 앞으로 검토할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충북 내부 발전보다 충청 광역발전 기대

원도심 활성화오송 연계 발전에 대한 바람 비교적 낮아

 

그렇다면 도내 모든 지역, 전 연령대에서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통과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에 따른 답변은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이 가까워지고, 세종과 대전을 아우르는 단일생활권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이나 청주 내부의 발전보다는 다른 지역과의 소통, 진출 등 외향적 요소가 훨씬 중요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매우 의미심장한 결과다.

실제로 오송역 및 청주공항의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응답이 33.9%로 가장 많았고, “청주세종대전 단일생활권 형성에 따른 광역발전” 29.4% 등 외향적 요인에 대한 기대가 무려 63.3%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충북도와 청주시가 집중적으로 홍보해왔던 청주 구도심 개발 촉진에 따른 도시재생16.3%, “오송 바이오 및 철도클러스터와 연계한 지역가치 상승8.8%에 머물렀다.

실제로 충청리뷰 47일자(1263) 커버스토리에서 청주 원도심(충북도청)과 오송역, 세종정부청사와 오송역의 접근성을 비교한 결과 대중교통 운행 빈도, 탑승 시간 등에서 청주 원도심이 훨씬 불편하고 시간도 2배 이상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민들이 오송을 통해 서울이나 충청권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다. 이번 설문 결과는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충청권 메가시티나 수도권을 향한 진출 욕구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외려 역외유출을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

오송역 및 청주공항 접근성 향상에 대해서는 북부권(39.5%)에서, ‘단일생활권 구축 및 충북발전에 대해서는 남부권(61.4%)의 기대감이 유달리 큰 것으로 확인됐다. 충청권 메가시티나 수도권으로 나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실제 지하철도가 놓이는 청주보다 북부나 남부의 기대가 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원광희 센터장은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을 위해서 충청권 광역철도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광역철도의 포인트가 오송역이나 청주공항 접근성에 맞춰져 있다 보니 대전이나 세종사람들이 청주 원도심에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낮은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중 불편10년 이상 공기에 대한 불만

건설비용운영적자교통분담률에 대한 걱정은 뒷전

 

반대로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의 지하 노선 사업 확정으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사항은 무엇입니까?”라는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 지하철 공사로 인한 청주시 주요교통망 혼잡도 증가를 선택한 답변이 28.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평균 10년 이상의 공사 기간에 따른 사업 실효성 우려를 선택한 응답이 26.1%로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이에 반해 철도 적자로 인한 청주시 재정 건전성 악화(17.5%)”향후 노선 신설에 따른 예산 소요 증가(17.1%)” 등 철도 건설 이후에 닥칠 심각한 재정 우려를 선택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예타 통과와 공사 기간을 적어도 10년 이상으로 볼 때 철도 건설과정에서의 불편함을 건설 이후의 적자 발생보다도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과도한 건설비와 운영비 적자를 걱정하는 반면에 주민 다수는 공사 기간 중의 불편함과 기나긴 공사 기간에 대한 불만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충청권 광역철도는 대전에서 세종을 거쳐 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철도다. 2021년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21022억 원을 들여 대전 반석역에서 세종 도심과 조치원, 청주 오송역을 거쳐 공항까지 49.4를 연결하는 것이다. 오송에서 공항까지는 기존 충북선을 활용하는 것이 애초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충북이 철도를 청주 구도심, 상당공원 쪽으로 끌어 기역자 모양으로 꺾자고 했다. 오송에서 공항까지는 지하로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노선이 56.1km가 되고, 공사비는 42810억 원으로 증가한다. 30%는 지역에서 부담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청주 도심을 지하로 통과하는 약 26km 구간에 비용상 다섯 개 정도의 역을 놓을 수밖에 없어 교통분담률이 크게 떨어지고 역을 늘리거나 새로운 노선을 만들어 그야말로 진짜 지하철 시대가 열릴수록 적자와 재정 분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원광희 센터장은 충청권 광역철도가 청주 도심을 통과한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서 철도로 청주공항에 접근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라며 예컨대 천안에서 청주공항까지 연장하는 수도권 전철의 경우 조치원에서 오송역을 거쳐 충북선을 활용해 청주공항으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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