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총장 9년 만에 복귀 상반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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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 총장 9년 만에 복귀 상반된 시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7.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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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측 “생존 위한 선택, 구성원 모두가 원해 모셔왔다”
과거 지방재정제한대학에 선정 등 학내 구성원 반대로 사퇴

대학의 위기
설립자 총장의 귀환

 

김윤배 전 총장의 청주대 복귀는 지역사회에서 크게 회자됐다. 대학 내 구성원들과의 갈등으로 떠났던 설립자 3세가 거의 9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도 그렇지만, 이번에는 대학 내 구성원들이 먼저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무엇이 달라진 걸까. 먼저 김윤배 총장은 재직시설(2001~2014)정부가 추진했던 대학 구조조정 정책 중 하나였던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청주대가 선정돼 낭패를 봤다. 이 일로 총학생회, 교수회 등 학내 구성원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다 총장직에서 떠났다. 20178월에는 학교법인 이사직마저 그만뒀다.

안 좋은 일은 계속됐다. 201712월 교비를 횡령한 혐의(업무상횡령)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학교법인 임원 자격도 박탈당했다. 이 밖에 개인적으로 운전기사에게 폭언하고 갑질한 의혹 사건은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윤배 전 총장이 선임되자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직원노조, 교수연합회, 총학생회에서 환영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김윤배 전 총장이 선임되자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직원노조, 교수연합회, 총학생회에서 환영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

 

학교법인 청석학원(이사장 표갑수)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대 14대 총장에 김 전 총장을 선임했다. 김 전 총장의 임기는 71일부터 4년이다. 청석학원 이사회는 김윤배 전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지역 대학의 위기에 선제적이면서 신속하게 대처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구조 개혁을 단행할 혁신의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학교법인 청석학원 설립자인 고 청암 김원근 선생과 석정 김영근 선생 및 석우 김준철 박사의 후손인 김 전 총장은 청주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청주대 경영학 석사를 거쳐 영국 헐(HULL)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실제 김 총장이 선임되자 학교 내 플래카드가 일제히 걸렸다.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직원노조, 교수연합회, 총학생회에서 내건 환영플래카드였다.

참고로 청주대는 교수회와 교수연합회로 나뉘어있는데 과거 교수회에서 김 총장의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현재는 교수회 임원들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모두 시간이 지나 퇴직했다. 이제 교수연합회가 교수회보다 인원이 더 많다.

 

구성원들 오너총장필요해

 

청주대 관계자는 삼고초려 끝에 김 총장을 모셔왔다. 지방대는 지금 생존이 눈앞에 놓여있다. ‘오너총장만이 빠르게 판단하고 책임감을 갖고 이끌어나갈 수 있다. 대학 구성원들이 너무나도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윤배 총장에 대해 지역사회가 너무 저평가하고 있다. 김 총장이 재임시절 약 3000억원을 들여 기숙사 및 석우체육관 등을 신축하고 대학 내 학과를 특성화했다. 보건의료계열 학과 및 항공학과를 개설했다. 디자인 계열도 강화시켰다. 이러한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 10년을 버틸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설립자 후손인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이 9년 만에 복귀했다.
설립자 후손인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이 9년 만에 복귀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은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청주대를 비롯해 초고등학교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매머드급 학교법인이다. 청주대는 한 때 한수이남 최고의 대학으로 불렸지만 과거의 영광이 다시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국엔 260개 대학이 있고, 이 가운데 사립대는 85%가 된다. 하지만 지금 지방사립대의 위치는 너무 불리하다. 이제는 정말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도 굳이 기한을 따지자면 앞으로 10년이다.

청주대 관계자는 “2034년이 변곡점이다. 2034년부터 대학입학정원이 내리막길을 걸어 2040년까지 급격하게 떨어진다. 2040년엔 28만명으로 지금과 비교해보면 거의 20만명이 사라지는 셈이다. 반면 수도권 정원은 (현행 유지된다면) 24만명이다. 지방대가 선제적인 대응 뿐만 아니라 기존의 관행대로 해온 모든 안을 깨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대전의 배재대와 목원대는 둘 다 사립대이지만 이번에 정부의 글로컬 대학 30’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엔 실패했지만 이들의 시도는 주목을 받았다. 충북으로 치자면 청주대와 서원대와 손을 맞잡는 형국인 것이다.

사학의 경우 학교법인의 수장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경우가 많고, 재산상 차이도 있어 통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지만 존폐를 앞둔 대학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 지방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앞으로 10, 그대로 죽거나 아니면 무얼 해보고 사라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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