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쑥대밭, 도민들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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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쑥대밭, 도민들은 울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7.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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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9시 현재 충북 사망자 17, 부상자 14명 발생
청주·괴산 2017년 집중호우에 이어 두 번째 큰 피해 당해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도지사, 청주시장, 행복도시건설청장 고발

 

소방당국은 16일 오전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인양했다. 사진/ 뉴시스
소방당국은 16일 오전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인양했다. 사진/ 뉴시스

 

인재지변
충북 호우피해 종합

 

이번 집중호우로 충북은 쑥대밭이 됐다. 자연재난으로부터 안전했던 충북은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입고 아직도 충격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충북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18일 오전9시 현재 도내에는 사망자 17명, 부상자 14명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청주 15명, 괴산 2명으로 나타났다. 부상자는 청주 12명, 옥천과 괴산이 각각 1명씩이다. 안타깝게도 희생자는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여기서만 사망자가 14명 나왔다.

충북도내 전체적으로는 공공시설 244건, 사유시설 389건, 농작물 2746.5ha가 피해를 입었고 11개 시·군에서 2616명이 일시대피를 했다. 이 중 현재 411명이 대피중이다. 속리산·소백산·월악산도 전면통제 됐다.

청주시는 2017년 7월 집중호우에 이어 이번에 큰 피해를 입었다. 꼭 6년전인 2017년 7월 16일에는 302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약 2000채의 집이 물에 잠겼다. 특히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피해가 컸다.
 

13~17일 청주시 강수량 462mm
 

이번에는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외에도 청주시내 여기저기서 침수현상이 나타났다. 청주시에 따르면 18일 오전 7시 현재 일반주택 침수 176건, 공동주택 침수 12건, 도로침수 326건, 농지침수 234건, 하천유실 140건 등 총 1845건이 발생했다. 이재민은 608명이 나왔고 현재 잔류인원 144명이 대피소 14곳에 대피중이다.

지난 13~17일 충북의 평균 강수량은 355.2mm였다. 청주시는 462.6mm로 가장 많았고 괴산 417.5mm, 제천이 377.6mm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14~15일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15일 청주시의 강수량은 256.8mm로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청주시는 2017년 7월 수해 때보다는 약 46mm 적게 왔지만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충북은 자연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아니어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게 중론이다.

괴산댐의 월류로 큰 피해를 본 괴산군은 읍내 일대와 칠성면, 불정면, 감물면 등의 농경지와 상가가 물에 잠겼다. 괴산군이 17일 파악한 바에 따르면 2명의 사망자와 1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은 1504건이 침수 및 파손됐다. 2017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현재도 185명이 대피소 20곳에 머물고 있다. 괴산군의회는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

전국 교육현장도 침수피해가 있었다. 교육부는 18일 오전9시 기준 총 63개교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충북은 7개교로 나타났다. 청주 운호고·양업고·대성중·운천초와 괴산 목도초 등의 학교 및 운동장이 침수를 당했다.

그 중 운호고는 학교 별관과 기숙사, 운동장, 씨름 연습장이 물에 잠겼다. 운호고는 지대가 낮은 곳에 위치해 집중호우 때마다 어려움을 겪곤 한다. 학생·교직원 인명 피해는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사고로 숨진 충북 초등교사 1명이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17일 청주 운호고를 방문해 피해현황을 살펴보고 숨진 초등교사의 명목을 빈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주목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17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 참석해 충북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긴급한 상황에서 여러 기관의 단계를 거치다보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재난 발생시 교통통제를 경찰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안 등 시스템 정비와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집중호우에 따른 미호강 중간의 교량 공사장 제방이 붕괴돼 일어난 것”이라며 “이 지역의 준설이 수십년 동안 이뤄지지 않아 버드나무, 퇴적토 등이 쌓여 하천 준설과 치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15일 교통통제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그런데 교통통제 책임이 충북도에 있는가, 아니면 청주시나 경찰에 있는가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 지사는 교통통제를 경찰이 하는 것으로 일원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내막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향후 경찰의 대응도 궁금하다. 이번에는 누가 잘못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한편 앞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도 명백히 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감찰에 착수했다. 또한 경찰도 수사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충북도지사, 청주시장, 행복도시건설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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