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고려인들 위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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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고려인들 위상이 달라진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8.1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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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충북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 제정하고 사업 펼칠 예정
청주교육대 장희주·김도경 학생과 이상정 충북도의원 조례제정 큰 역할

 

 

고려인 모셔오기
충북도의회는 지금

 

충북도의회는 지난 7월 ‘충북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충북도는 충북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을 지원해야 한다. 이미 전국적으로 경기, 인천, 광주, 충남, 전북, 경북, 경남도가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시행 중이다.

충북의 조례에는 고려인 주민의 정의를 비롯해 지원대상, 지원사업, 고려인 주민 지원단체에 대한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충북도가 펼치는 지원사업은 고려인 주민의 실태조사, 처우개선, 교육활동, 차별방지, 보건의료, 문화활동, 자녀돌봄, 취업·창업, 환경개선 등을 위한 것이다.

또 도지사는 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문인력이나 시설을 갖춘 비영리법인 또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 ‘충북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 제정에 힘을 보탠 사람들은 많다. 그 중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사진 왼쪽부터 청주교육대 3학년 김도경, 장희주 학생
사진 왼쪽부터 청주교육대 3학년 김도경, 장희주 학생

 

■“목소리를 내니 뭔가 만들어져 신기”
청주교육대 3학년 장희주·김도경 

충북도의회가 고려인 지원조례를 제정하게 된 배경에는 청주교육대 초등교육과 3학년 장희주·김도경 학생이 있었다. 이들은 충북도내에 고려인 지원조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주민발의를 시도했다. 이것이 발전돼 조례 제정까지 보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다문화의 이해’ 수업시간에 청주의 다문화 실태를 찾아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그래서 알아보니 청주 봉명동에 고려인 마을이 있고, 봉명초에 고려인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여기서부터 파고 들어보니 이들이 돌봄이나 교육지원을 받지 못하며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한다.

장희주 씨는 “청주 상당교회를 통해 봉명동 엘림교회를 소개받았다. 고려인 마을에 있는 엘림교회가 고려인 자녀들을 돌봐주고 한글도 가르쳐준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성장하면 이런 저런 일이 생기는데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안타깝다는 얘기를 들었다. 조례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충북도의회, 청주시의회 홈페이지 주민발의 코너에 의견을 올렸다. 이어 충북도의회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장 씨는 “주민발의를 하려면 일정한 정도의 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아야 하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한다. 이상정 도의회 행정복지위원장과 상의해 의원발의로 방향을 잡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목소리를 내니 뭔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김도경 씨는 “이렇게 조례가 빨리 제정될지 몰랐다. 정말 기쁘고 뿌듯하다. 고려인들이 매우 고마워한다”며 “올 2학기 때 학교로 실습을 나가는데 봉명초로 가고 싶다”고 했다.

 

이상정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장
이상정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장

 

 

■“충북거주 고려인 3500여명 지원할 길 텄다”
이상정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장

이상정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장(민주당·음성1)은 이번에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 제정에 적극 나섰다. 이 위원장은 ‘충북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고려인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처우개선, 교육활동, 보건 의료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위원장은 청주교육대 장희주·김도경 학생으로부터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안을 주민발의 한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2월에 관련자들과 간담회를 한데 이어 6월에는 토론회를 여는 등 빠르게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인구감소지역에 고려인 정착을 유도해 인구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충북도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를 통해 제천·단양에서 하는 고려인 정착 지원사업과 음성·진천의 향후 사업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충북도내에는 3554명의 고려인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 중 청주, 진천, 음성지역에 많이 거주한다. 그런데 그동안 충북도가 이들에 대해 아무 지원을 하지 않았다. 고려인들이 고국이라고 찾아왔는데 도와줘야 하지 않나. 이제는 조례가 제정됐으니 여기에 맞는 사업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충북 음성군에 거주하는 이 위원장은 제7대 음성군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충북도의회로 와서 제11대 충북도의원을 지내고 현 12대 충북도의원이다. 의회내에서 5분자유발언과 대집행기관질문을 많이 하고 집행기관의 문제점을 파고 드는 의원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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