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 명칭 고수 정해놓고 토론회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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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강 명칭 고수 정해놓고 토론회 여나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8.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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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학연구소, 오는 24일 토론회 개최...미호강 굳히기 수순 의심
원래 이름 동진강 복원 주장 쪽, 일제 잔재 청산해야...토론회 불참

 

충북연구원 부설 충북학연구소가 개최하는 미호강 명칭의 역사성과 현재성토론회와 관련, 내부적으로 미호강 명칭 고수 방침을 정하고 미호강 굳히기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충북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미호천 생태축과 연계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방안연구에서 언급한 고려·조선시대에는 미호천이란 지명이 없었고 조선전도(일본 1882) 19세기 말 지도에 동진강으로 표기된 역사적 특성을 스스로 부정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충북학연구소는 오는 24일 충북연구원 1층 대회의실에서 2023 충북학기획연구사업인 미호강 명칭의 역사성과 현재성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임기현 충북학연구소장, 박병철 서원대 명예교수, 박상일 전 청주대 교수, 연구자문위원, 충북도지명위원회 위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박병철 명예교수는 미호강 명칭에 관한 역사 언어학적 연구’, 박상일 전 교수는 고문헌을 통해 본 미호강의 명칭이라는 주제발표를 한다.

그러나 미호강이란 이름은 일제 잔재라며 옛 지명인 동진강 복원을 주장하는 운초문화재단(이사장 류귀현) 등 동진강 복원 지지 쪽에서는 불참하기로 해 반쪽 토론회가 불가피하게 됐다.

 

일제 잔재인 미호강(천) 이름을 원래대로 동진강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충북학연구소가 오는 24일 토론회를 열 예정이나 내부적으로 미호강 고수 방침을 정해놓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사진은 작천보에서 본 미호강
일제 잔재인 미호강(천) 이름을 원래대로 동진강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충북학연구소가 오는 24일 토론회를 열 예정이나 내부적으로 미호강 고수 방침을 정해놓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사진은 작천보에서 본 미호강

 

100% 동진강 이유 없다?

 

충북도는 20227월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명칭을 바꾸고 현재 미호강 맑은 물 사업(미호강 프로젝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학연구소에서는 미호강을 원래 이름인 동진강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전문가의 고증과 연구로 논란을 끝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다며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많은 역사, 지명 연구가들이 미호강 명칭 변경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들어 충북학연구소가 미호강 명칭 고수 방침을 세우고 토론회를 여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임기현 충북학연구소장은 “120년 가량 사용해 온 미호천()이라는 이름을 바꾸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수개월 동안 수십 개의 고지도를 찾아본 결과 동진강으로 돌아가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환 택리지(1751년 발표)에는 작천으로 쓰여져 있는 등 역사 지도에 금강, 동진강, 금강상류, 미곶강 등 여러 개 이름으로 표기돼 있어 100% 동진강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임 소장은 이어 전북에는 한자도 똑같은 동진강이 있다. 국가 1하천 1지명 원칙이 있는데 명칭 변경을 한다면 충북 동진강으로 할거냐고 반문했다. 임 소장은 또 일본의 하천 지명 수천 개를 살펴봤지만 미호라는 이름은 없어 일본식 조어로 보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미호라는 이름을 일제 잔재, 민족정기 말살로 규정하면 미호평야, 미호중학교, 미호종개 등 미호가 붙은 이름도 바꿔야 하는 혼란도 따를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일제 잔재 용인은 역사 부정

 

충북학연구소가 토론회를 통해 미호강 명칭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호천()이라는 이름이 일제 강점기 민족정기 말살 정책에 따라 붙여졌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제에 의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워 민족정기를 회복하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려 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사용돼 친숙해졌다는 표면적 이유로 일제 잔재 청산을 외면하는 것은 공기관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충북도가 20214월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충청북도 일제 잔재 발굴 및 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는데도 충북학연구소가 역행하려는 것은 제3도지사의 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원래 이름 동진강복원을 주장해 온 운초문화재단은 1900년 이전에는 현존하는 문헌과 고지도 어디에도 미호라는 지명이 없고 1914년 일제 조선총독부가 여러 이름으로 불리던 하천명을 하나로 통일해 보고토록 각 시·도에 통첩(조선총독부 관보 1914916)한 후 미호천으로 표기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1927년 고시된 조선총독부관보 제104호에 따라 조선 하천명이 반포돼 미호천은 법정하천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운초문화재단은 미호천의 원래 이름이 동진강이라는 사실은 조선시대 고문헌·고지도가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동국문헌비교(1770), 해동역사(1823), 대동지지(1861~1866), 사계전서·동춘당집(1687), 대한지지(1899년 초판, 1906년 재판발간), 증보문헌비고(1903~1908) 등 고문헌에 동진강으로 표기돼 있다.

또 해좌전도(1850), 동여도(1856~1861), 대조선국전도(1895), 육군성지도(일본 1875), 조선전도(일본 1882), 조선내란지도(일본 1882)에도 동진강으로 돼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렇듯 동진강이 미호천으로 창지개명된 일제 잔재가 분명한데도 청산을 외면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고 민족정기 회복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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