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흉악범죄, 스스로 지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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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흉악범죄, 스스로 지킬 수밖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9.08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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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키워드 치안 문제에도 나타나
호신용품 판매 급증, 관련 강좌도 개설돼
​​​​​​​칼부림 사건 예고 및 폭발물 설치 경고도

각자도생
무너진 치안

 

지난 816일 청주 문화제조창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경찰이 출동했고, 임시청사에 있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전국 시청마다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 접수가 들어왔다. 제주시청, 서귀포시청, 광주시청, 화성시청, 김해시청, 인천시청 등등.

이날 임시청사에 있다 대피한 박 모 씨는 한 달 전 쯤에 서울 지하철 역 중심으로 폭발물 설치 및 칼부림 사건이 예고됐던 터라 더 긴장했던 것 같다. 테러나 끔찍한 상해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컸다. 지난 일이지만 대피할 때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청주에서 마치 살인 예고글이 있던 것처럼 가짜 칼부림 예고 목록을 작성한 30대가 경찰에 자수한 사건도 발생했다.

A씨는 전날 오후 710분쯤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칼부림 예고 지역 목록에 청주지역 식당과 도로 등 2곳을 추가 기재한 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이 내용이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자 2시간여 만에 112신고로 자수 의사를 밝힌 뒤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뿐만 아니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분평동 일대에서 827일 오후 627분쯤 흉기를 들고 돌아다닌 40B씨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술에 취한 B씨는 이날 분평동 한 생활용품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포장지를 뜯고 흉기를 소지한 채 거리를 활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3분 만에 현장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흉기로 시민들을 위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위험을 가중시키는 행위에 대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신속히 검거하고,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신용품 판매량이 한달 사이 5배 이상 급증했다. 사진 모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호신용품들.
호신용품 판매량이 한달 사이 5배 이상 급증했다. 사진 모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호신용품들.

 

만약을 대비하려면

 

상황이 이렇자 치안에 대해서도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당장 호신용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정부상태 #각자도생의 키워드가 치안 문제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20대 여성 김 모 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간단한 호신용품 구매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서로 산 물건에 대해 자랑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 제품을 쓸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하지만 대비차원에선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일례의 사건들을 보듯이 누가 지켜주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호신용품을 검색해보면 다양한 제품이 나온다. 후추 스프레이와 같은 호신용 스프레이부터 삼단봉, 휴대용 경보기, 손보호용 고강도 너클, 가스총 등등이다.

호신용품 판매업체 관계자는 호신용품에 대한 문의도 많고, 매출액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한참 사건이 곳곳에서 터졌을 때는 물건이 없어 주문해도 배송이 일주일 정도는 안 될 정도였다. 아무래도 사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호신용품 업계는 호황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근 한 달간 판매된 호신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직접 호신술을 배우려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40대 주부 박 모 씨는 “5년 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 실제 아는 이가 피해를 입었다. 그 사건을 겪은 후 동네 돌아다니기가 너무 무서워졌다. 내 몸 하나는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체육관에서 호신술 강의를 들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되는 세상이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동네체육관에서도 주짓수와 같은 호신술 강좌를 신규로 만들기도 한다. 청주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모 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온 손님이 대다수였는데 지금은 안전문제로 오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간단한 호신술 강의를 프로그램 중간에 넣기도 하고, 아예 호신술 반을 운영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체감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일부 지자체에선 아예 호신술강의를 열고 있다. 서울시 성동구는 지난달 27일부터 92일까지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호신술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회원당 정원을 15명으로 정했는데 전화문의가 쇄도해 정원을 20명으로 늘렸다고 한다. 접수 당일 강좌가 바로 마감됐다고 한다. 최근 강력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관악구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중잠금장치 등 안심장비 홈세트를 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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