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주년] 충청리뷰, 그 고단한 이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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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0주년] 충청리뷰, 그 고단한 이전의 역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9.13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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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청주 서원구 사직2동에서 현 운천동까지 10여 차례 이사
주변사람들 ‘또 이사가냐’, 사옥 가져본 적 없어 전세살이 필연적
돌고 돌다 보니 30년! 한 곳은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럿의 기억을 모아 간신히 순서는 기억해냈으나, 연도는 알아낼 길이 없다.
돌고 돌다 보니 30년! 한 곳은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럿의 기억을 모아 간신히 순서는 기억해냈으나, 연도는 알아낼 길이 없다. 사진/ 홍강희 기자

충청리뷰의 역사는 건물 이전(移轉)의 역사다. 그렇게 이사를 자주 다녔다. ‘또 이사가냐’는 게 주변사람들의 인사였다. 직원들은 이삿짐을 자주 싸야 했으므로 나름 힘들었다. 지난 1993년 창사 이래 10번 넘게 청주시내를 왔다갔다 했다. 사직2동-운천동—봉명동-운천동-수동-수곡동-용암동-문화동-수동-운천동-또 운천동 이런 식이다.

충청리뷰는 폼나는 사옥을 가져본 적 없어 전세살이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 창간30주년을 맞아 공간중심 역사를 훑어본다. 그런데 일일이 기록해 놓은 게 아니고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서 날짜는 알 수 없다.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번에 옛 건물 다시 가봐
 

1993년 9월 15일 동양일보를 그만 둔 20~30대 젊은 기자 5명은 충북지방병무청 근처 청주시 서원구 사직2동의 한 건물 2층에서 충청리뷰 창간 준비를 시작했다. 이 건물은 창간멤버 이종태 다산애드컴 대표의 매형 소유였다. 그래서 이듬해인 1994년 1월 ‘시사저널’ 형태의 올컬러 월간지를 냈다. 이런 판형은 당시 서울에서도 흔치 않았고, 청주에서는 처음이었다. 인쇄는 매번 서울에서 해왔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서울 충무로로 출장을 갔다. 슬로건은 지금도 쓰고 있는 ‘올곧은 말 결고운 글’ 이다. 초대 발행인이었던 도종환 시인(현 민주당 국회의원·청주 흥덕)이 정했다.

이종태 대표는 “누나와 매형한테 건물을 빌려 일을 시작했다. 임대료는 거의 못 줬다. 거기서 얼마간 살다 운천동으로 갔다”고 말했다. 지금 이 건물 1층에는 서원알뜰매장 간판이 크게 붙어있다. 다시 가보니 CJB청주방송에서 서원학원 쪽으로 가는 이 거리는 신기하게도 3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뒷골목도 그대로 였다.

여기서 흥덕구 운천동으로 이사를 갔다. 지금 굽네치킨 2층인데 이 동네도 어제 오늘이 늘 비슷하다. 다시 봉명동 나중환 신경외과 옆 건물 2층을 거쳐 운천동 옛 한국공예관 근처 건물 2층으로 이전했다. 이 곳에서 월간 ‘충청리뷰’를 타블로이드판 32면의 주간신문으로 바꿨다. 경력기자들을 보충하고 주간신문 체제로 변경했다. 그리고 도민주를 공모해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줬다. 그 때가 1997년 9월이다.

그 다음에는 상당구 수동의 목포홍어전문점 옆 건물로 간다. 지금 그 자리에 가보니 전면을 푸른색 유리로 장식한 대형건물이 들어섰다. 서원대 융복합기술관이다. 옛날 건물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도 홍어집은 남아 있다. 단골들이 여전히 찾는다고 한다.

여기서 서원구 수곡동 광진건설 건물로 들어가 몇 년을 살았다. 다시 상당구 용암동 5층으로 옮겼다. 용암동 건물 1층에는 지금 아름다운가게 청주용암점이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중고물건과 기증받은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그러다가 문화동 충북도청 정문 앞 청주세무서 2층으로 이전했다. 건물이 오래되고 겨울에는 추웠으나 위치는 좋았다. 청주시내 한복판인데다 충북도청과 마주하고 있어 취재하러 갈 때 아주 좋았다. 기자회견 시작 전 5분전에 나가도 늦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청주세무서에서 서청주세무서와 동청주세무서가 분리되는 등 변화가 생겼다. 서청주세무서는 다시 통합돼 청주세무서가 된다. 지금은 청주시내 복대동에 청주세무서, 율량동에 동청주세무서 등 2개가 있다. 이 과정에서 건물이 개인에게 팔려 충청리뷰는 짐을 싸야 했다. 현재 이 자리에는 ‘나보나 스퀘어’라는 이름을 단 사각형 형태의 6층짜리 건물이 들어섰다.

이 건물은 한 가운데에 나무를 심고 의자를 놓았으며, 가장자리에는 늘 물이 흐르게 하는 등 멋을 부렸다. 여기에는 현재 휘게문고, 자생한방병원, 와인성형외과, 교보증권 등이 입주했다. 휘게문고는 내부도 쾌적해 책 읽기가 좋다. 이 건물에 있는 동안 2004년에 충북 제1호 법인 인터넷신문 ‘충북인뉴스’를 창간했다. 당시 온라인과 모바일의 디지털 미디어가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고 본사는 발빠르게 대응했다.
 

운천동에서 가장 오래 사는 중
 

그 다음에 간 곳은 수동 선엔지니어링 사옥 2층이다. 옆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수동천주교회가 있다. 이 곳에 있을 때는 청주시청이 가까워 좋았다. 시청까지 5분 정도 걸렸다. 지금 시청사와 시의회 건물은 신청사를 짓는다는 이유로 다 파헤쳐졌다. 이 동네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14년에는 자회사 ‘청주마실’을 만들어 분리 독립시켰다. 아쉽게도 ‘청주마실’은 몇 년 후 문을 닫았다.

충청리뷰는 다시 무심천을 건너 흥덕구 운천동으로 갔다. 운천신봉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석원빌딩 5층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오프라인 충청리뷰와 온라인 충북인뉴스를 분리했고 10여명의 직원들을 양 쪽 회사로 배치했다. 충북인뉴스는 따로 건물을 얻어 살림을 나갔다. 이 때가 2017년이다. 구성원들이 절반으로 감소했고 충청리뷰 지면도 부득이 기존 32면에서 24면으로 줄였다. 그러다 2022년 6월 흥덕구 사운로 245 지금의 운천동 사무실로 이전했다. 기자들을 보충하고 올해 다시 32면을 회복했다. 지금 청주시 운천동에서 가장 여러 번, 오래 살고 있는 중이다.

1993년 충청리뷰가 처음 시작한 그 자리. 사진=홍강희 기자
1993년 충청리뷰가 처음 시작한 그 자리. 사진=홍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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