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금석A2, 보강공사 지체...주민 비대위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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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금석A2, 보강공사 지체...주민 비대위 발족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9.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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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입주민총회, 임차인‧비대위 대표자 선임해 강력대처 예정
LH 충북지사의 음성 금석A2 지구 주민설명회가 지난 7일 열리고 있다.

속보=철근 누락 등 부실 오명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충북 음성 금석A2 지하주차장 보강공사가 지체되면서 주민들은 반발을 조직화 하고 있다.<본보 8월 11일자. 충북 금석A2 LH아파트, 일부 보강철근 누락 ‘불안’>

지난 7일 금왕읍 소재 금석주공 임대아파트 주민 20여명은 LH 충북지사 관계자를 만나 보강공사 진행 상황 설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약식 설명회 형식의 이 자리에는 시공사인 이수건설 및 감리회사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8월 7일 주민설명회 개최 이후 1개월만이다.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LH 측은 당초 계획보다 보강공사가 추석 이후까지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설명의 핵심은 오는 22일까지 계획된 지하주차장 보강공사 기간을 추석 연휴 전인 26일까지 연장하고, 추석 이후 추가적인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당초 주민 게시판에 공고된 내용에는 8월 16일∼9월 22일까지가 보강공사 기간이다. 이에 나흘을 연장해 공사기간은 41일 동안이 되고, 추가 공사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보강공사는 10월 중순께 마무리 될 전망이다.

보강공사는 지하주차장 내 무량(無梁‧대들보가 없는)판의 천장(슬래브‧바닥)과 기둥이 닿는 주변부에 미시공된 수직보강철근(띠철근)을 대신할 설치물을 시공하는 것이다. 앞서 LH는 해당 구조보강 공법이 서울대병원 지하주차장에 적용된 앵글형 강판 접합식으로 기둥에 앵커볼트를 박아 설치하는 방식으로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금석A2 지하주차장 천장에 실시한 공법은 기둥(대들보)식과 무량판식이 혼합된 방식이다. 아파트 바닥구조 공법은 벽식, 기둥식, 무량판식으로 나뉜다. 이곳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체 기둥 315개소 중 지하주차장의 무량판과 연계된 123개 중 101개의 기둥 부근 슬래브에 수직보강철근이 미시공 됐다고 한다. 이를 해당 기둥의 바닥 부분에 오시공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LH 압수수색, 경찰 수사 중

즉 종과 열로 배열된 주철근을 무량판 기둥 부근에서 연결해 묶어 주는 한 뼘 크기 정도의 3~7개 수직보강띠철근이 누락된 것이다. 이로써 상부 하중 지지력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적은 분량의 띠철근이지만 무량판 구조에선 과하중 지지를 위한 중요한 역할인 것이다.

무량판 공법은 공공기관에선 2017년부터 적용돼 왔는데 공간 활용성과 공기 단축 등 경제성이 높아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거 동을 피한 지상에 주차장이나 조경시설, 어린이놀이터 등 비교적 하중이 적은 부분의 지하주차장 슬래브 부분에 주로 적용하고 있다. 금석A2 지구도 마찬가지인데 시공 과정에서 다른 설계도면을 적용하게 되면서 기둥 슬래브 부근이 아닌 바닥 쪽에 보강철근을 시공하게 됐다는 것.

사진2_LH 충북 금석A2 지구 보강공사 현장.

이번 앵글형 강판 접합식 보강공사를 위해서는 해당 기둥과 슬래브에 12~15개의 앵커볼트를 박아야 되는데 구멍을 뚫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내용에도 주민들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민 입장에 서서 충분한 설명을 내놔야 함에도 일반적인 조치로 일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파악됐다. 7일 열린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은 20여명에 불과했지만 낮 시간 대라는 점과 발언의 내용을 보면 LH와 시공사, 감리사에 대한 불신은 최고조인 상황이다. 설명회에는 유창원 음성군의원도 참석해 안전한 보강공사와 주민 피해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주민들은 특히 LH의 대주민 설명 등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겪으면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다. 불충분한 설명과 더불어 들쑥날쑥한 보강공사 기간을 알려 주민 신용도를 스스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까지를 공사 기한으로 정한 공고문의 게시일자는 없다. 그런데 그 이전 8월 7일자 공고문의 보강공사 일정은 8월 7일∼8월 31일까지로, 공사기간은 24일 동안이다. 8월 7일은 LH 본사 박철흥 부사장과 조병옥 음성군수 등이 이곳 아파트를 방문해 개최된 주민설명회 날이다. 당시 설명회에서 박 부사장 등 LH 측은 보강공사 기간을 9월 말까지로 밝혔다. 동일한 날짜에 공고된 공사 기한일은 8월 31일이고, 부사장이 참석한 주민설명회에서 공식 발표한 기한일은 9월말이었다.

추가 보강, 10월 중순 전망

7일 설명회에서 LH 측은 “4개 구간으로 나눠 가림막 설치 및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계획보다 앵커볼트 작업의 어려움으로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조사무소와 콘크리트학회 쪽에서 8개를 더 박을 것을 제시했다”며 “이는 추석 이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이날 임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일요일인 오는 17일 저녁에는 입주민회의를 개최해 비대위 공식 발족과 임차인대표회의 구성도 마치기로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설명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불안해서 발 뻗고 잠을 잘 수가 없다”, “구체적인 내용의 설명지를 충분한 근거자료와 함께 가가호호 배포해야 된다”, “믿을 수 없으니 객관적인 곳에 맡겨서 작성한 설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앵커볼트 작업으로 건물이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니냐”는 등 많은 불만과 요구 사항을 쏟아냈다.

이에 LH, 시공사, 감리사 관계자들은 거듭 사과의 말을 전하며 최대한의 조치 의사와 함께 상부에 건의할 것을 밝혔다. 현재 LH 충북지사 관계자가 상주하며 보강공사를 점검 지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국토부는 7월 31일 전국의 LH 무량판 시공 아파트를 전수 조사해 음성 금석A2 지구 등 15곳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며칠 뒤 또 다른 5곳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나 LH 신뢰성에 먹칠을 더했다. 국토부의 전수조사는 지난 4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LH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건설 중 무너지면서 실시하게 됐다. 해당 현장은 조사결과 전단보강철근 누락과 콘크리트강도 부족이 붕괴 원인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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