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LH, 무릎 꿇어 국민 눈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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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LH, 무릎 꿇어 국민 눈 맞춰라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9.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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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철근 누락’으로 인한 사회적 지탄 속에 국민 눈높이와 전혀 맞지 않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LH 신축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이 건설 중 무너졌다. 발주처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와 유사한 전국 LH 무량(無梁‧대들보가 없는)판 공사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졌다. 5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3개월 동안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 공사를 발주한 현장이 대상이었다.

7월 31일 발표에서 충북 금석A2 지구 등 전국의 15곳이 철근 누락에 따른 부실시공이 이뤄진 것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LH는 나흘 뒤인 8월 4일, 소속 직원들이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5곳을 뺀 정황이 확인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부실시공이 확인된 기존 15개 공공아파트 단지의 설계·시공·감리 업체 74곳과 LH 지역 본부에서 공사 감리 감독을 맡았던 내부 직원들에 대해서다.

LH는 또 내부 감찰을 강화해 금품 요구·거짓 병가·공금의 사적 사용 등 다양한 비위 사례를 적발했다. 이같은 사실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탑재됐다. 이번 감찰은 지난 4월 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 사고 발생 후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 결과에 따르면 △직무 관련자에게 금품 요구 및 차입 △직무 관련자로부터 금품 및 향응 수수 △부당한 알선 △타용도 예산 전용 △출장비·업무추진비 전용 △허위 코로나19 양성 확인서 제출 △근무지 무단이탈 △휴가 중 법인카드 사용 △시간외근무수당 부당 수령 등도 적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징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 1일까지 LH 임직원의 내부 징계 건수는 299건에 달한다. 동일한 상임위의 민주당 허영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현황에 따르면 2018~2022년 LH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는 모두 25만199건이다. 2021년 11만5392건, 지난해 12만8161건으로 최근 2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속 국민들의 LH에 대한 체감도 또한 싸늘하다. 이같은 목소리는 지난 7일 음성 금석A2 지구 주민설명회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주민들은 “A4 용지에 그려 놓고 설명하면 보이기나 하냐”면서 주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한 자료를 배부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8월 7일 개최된 설명회에서도 A3 정도 크기의 스치로폼에 자료를 붙여 설명한 것이 고작이다. 이 자리에는 LH 부사장도 참석해 직접 설명했다.

주민들은 "설명지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쉬운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LH는 무릎을 꿇어야 비로소 국민의 눈높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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