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공모 통해 단재고 교육목표 설정이라고요?
상태바
도민공모 통해 단재고 교육목표 설정이라고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9.14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일 단재고 주민 설명회에서 도교육청 로드맵 밝혀
주민들 “도교육청 개교 연기 이유, 납득하기 어려워”
도교육청, 단재고 TF 20명 인원 꾸리고 활동 시작

지난 4일 단재고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청주시 가덕면에서 열렸다. 충북도교육청 진로진학팀 모지영 팀장은 이날 앞으로 단재고와 관련, 포럼이나 대토론회를 열 것이다. 포럼에서 나온 안건으로 도민 대상 공모를 한 다음 단재고 교육의 비전 및 교육 목표를 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참여했던 박 모 씨는 단재고 개교 연기가 반대에 부딪히자 교육청이 묘안을 짜낸 게 도민공모인가. 교육목표 및 학교 비전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게 말이 되는가. 도민 공모를 한 것으로 도민 의견 수렴을 했다고 할 게 뻔히 보인다. 얄팍한 수가 너무 기가막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 단재고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청주시 가덕면에서 열렸지만 참석자들은 교육청의 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4일 단재고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청주시 가덕면에서 열렸지만 참석자들은 교육청의 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기존 안 놓고 설명하라

 

이날 설명회는 그동안 문제를 제기했던 주민들과 도교육청이 공식적으로 만나는 첫 행사였다. 가덕면 주민 모 씨 또한 교육과정을 바꾸려면 일단 그동안 짜놓았던 안을 보여주고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해야 하는 데 그런 과정은 전혀 없이 갑자기 도민 공모로 비전을 정하겠다고 하니 이해가 안 간다라고 지적했다.

또 도교육청은 단재고의 특성을 살린 단재 관련 인정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이미 단재 관련 책들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교과서를 개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되물었다.

단재고기존 20243월 개교에서 1년이 늦춰졌다. 충북도교육청은 817일 교과·영역별 장학사, 현직 교사와 교육단체 관계자 등 20명으로 TF를 구성했다. 이미 지난달 17일과 25일 연수를 두 차례 진행했다.

모지영 팀장은 단재 관련 자료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왔지만 교과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활동지 자료가 포함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개교연기 갈등 평행선

 

단재고를 둘러싼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개교 연기를 선언하고, 기존 대안교육연구회가 5년간 짜놓은 대안학교 교육 방향에 대해 전면수정을 예고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국·과장협의회를 통해 단재고의 교육과정을 재검토한 뒤 개교를 1년 연기하기로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단재고의 ‘보통교과 시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 충북교육청은 “공립으로 설립·운영되는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책무성을 가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단재고가 추구하는 개별화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고등학교 공통 과목의 편성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다양한 진로·진학 지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안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교육과정이 교육부 승인이 난 데다 이를 토대로 중앙투자심사까지 통과한 상황에서 신임 교육감 취임과 함께 개교가 1년 늦춰지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다.

단재고가 위치할 가덕면 주민들 또한 단재교 개교 연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지금은 가덕면 주민, 교육단체, 교사 등이 단재교 개교 연기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단재고는 1학년에 32명씩 총 3학년까지 96명의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단재고를 준비했던 미래교육연구회는 단재고는 96개의 교육과정, 96개의 학급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징적인 말이다. 학생이 교육과정을 짜고, 교사 및 외부 강사 등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선택교과 비중이 100%에 가까웠지만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문제 삼았다. 적어도 보통교과가 50%이상 포진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 얘기가 거론됐다. 주민들은 개교 연기 이유에 대해 설명해달라며 입시를 위한 학교를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따져묻자 모지영 팀장은 “1등급이 1명밖에 나오지 못해 입시를 위한 학교도 못된다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미래교육연구회 정길재 교사는 한탄했다. “보통교과 비중을 50%이상 늘리면 일반학교와 교육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보통교과의 경우 평가방식이 상대평가(1~9등급)이기 때문에 점수를 잘 받을 수 없다. 반면 기존 단재고 안은 선택교과가 100%였다. 선택교과는 평가가 절대평가(ABC)라 현재의 입시 제도에선 기존 단재고 교육과정이 훨씬 더 유리하다. 굳이 교육청이 나서서 학생들이 점수를 더 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누구를 위한 학교인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 모지영 팀장은 주민들이 대학 잘 가려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연기하는 것이냐고 해서, 그건 아니라고 설명했던 것이다. 말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보통교과 비중을 50% 늘릴지 60% 늘릴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내가 업무를 맡았을 때 이미 단재고 개교 연기가 정해져있었다. 앞으로 모든 결정은 충북도교육청 단재고 태스크포스(TF)에서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충북도교육청 단재고 태스크포스(TF)에는 각 과목별 교육과정 교사, 타시도 장학사, 충북도교육청 장학사, 타시도 대안학교 교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원단체엔 충북교사노조1, 충북교총1명이 속해있다. 도교육청은 미래교육연구회 1, 전교조 충북지부 1명의 자리를 마련해뒀지만 이들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교육연구회 관계자는 이미 5년간 교육과정을 다 짰고, 교육부 승인까지 받았는데 교육감이 바뀌면서 다 뒤바뀌게 됐다. TF55비율로 참여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이에 대해 답을 안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모지영 팀장은 이미 20명에 대해서는 위촉장까지 나간 상태다. 55안에 대해서는 내부검토를 해봐야 한다. 내부검토를 통해 결정이 나면 추가로 위촉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