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 30년 영광의 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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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30년 영광의 그 길
  • 김승환 충북대 명예교수, 예술평론가
  • 승인 2023.09.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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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창간 30주년에 부쳐
김승환 명예교수

충청리뷰는 어떤 내외부의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성역 없는 취재 보도로 권력을 견제하고 약한 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선다.” 이것은 충청리뷰와 충청리뷰노동조합이 2004910, 함께 제정한 충청리뷰 회사 규정이다.

이어서 이렇게 선언했다. “공정 보도를 사명으로 정당하게 정보를 수집해 올바로 사용하며 취재와 보도를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 정론직필의 민주언론, 자율적 독립언론으로 전국적 평판을 가진 충청리뷰가 이런 선언을 한 것은 한국언론사의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올곧은 말 결 고운 글을 표방한 충청리뷰는 1993년 월간지로 창간되었다가, 1997년 주간지로 전환한 충청의 신문이다. 그런 충청리뷰가 한국언론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 것은 2002년 충청리뷰 사태 때문이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은 [동아일보] 자매지 [신동아]<청주는 지금 충청리뷰 전쟁 중>의 장문 기사는 충청리뷰가 거대 권력인 검찰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을 생생하게 보도하고 분석했다. 한국 검찰은 검사동일체이기 때문에 충청리뷰가 벌인 전쟁은 대한민국의 최대 권력기관인 검찰조직 전체와 벌인 전쟁이었다.

사건의 전후는 이렇다. 충청리뷰가 법화(法禍)그 깊은 상처라는 청주지검 비판 시리즈를 게재하자, 검찰은 즉각 조사를 실시하여 강압적인 자세로 광고주와 출자자를 압박했다. 기사의 내용은 청주지검의 구속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인권 침해라는 것이었다.

검찰은 20021015, 전격적으로 윤석위 충청리뷰 대표를 체포하고 구속했다. 그러자 1022, 충북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한 후 충청리뷰 지키기 충북도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리고 청주지검 앞의 시위와 대검찰청 앞의 시위 등을 이어갔다.

이 사태의 핵심은 검찰의 언론 탄압이다. 충청리뷰 백지 광고 사태가 이어졌고, 충청리뷰에 대한 전국적 지지가 쇄도했다. 이 전쟁이 일어난 근본적 이유는 충청리뷰가 성역 없는 취재 보도로 권력을 견제하려는 언론의 임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윤석위 대표와 서원대학교 총장의 관계를 엮어서 김정기 총장까지 구속했다. 현직 대학총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로 전국이 떠들썩해졌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과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대한민국 단 하나의 언론 충청리뷰라는 칭호가 붙었다.

충청리뷰와 검찰의 전쟁은 검찰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언론의 사명과 언론인의 정신을 일깨우는 촛불이 되어 대한민국을 환하게 비추었다. 과연 올곧은 말 결 고운 글의 충청리뷰였다.

권력에 굴하지 않는 비판 의식, 공정 보도를 사명으로 하는 기자 정신, 약한 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의감, 성역 없는 객관적 보도는 충청리뷰의 혼()이다. 초대 발행인 도종환 시인과 현재 발행인 김학성 대표를 포함한 충청리뷰의 전현직 기자와 직원들은 독립언론 30년을 굳건하게 지켜왔다.

지난 30년의 충청리뷰는 한국언론의 한 줄기 빛이었다. 충청리뷰가 없었다면 충청의 언론 지형은 달라졌을 것이다. 충청리뷰, 참으로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이름이다.

충청리뷰의 지난 30년이 영광과 희망의 시간이었다면, 다가올 30년은 새로운 영광과 희망의 시간이어야 한다. 충청리뷰는 2002, 그날의 치열한 정신을 지키는 한편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언론을 추구하면서 2023, 자본과 권력에 굴하지 않는 민족의 충청리뷰로 찬란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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