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사업 ‘NO’…충북대 학생들 통합 반대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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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사업 ‘NO’…충북대 학생들 통합 반대이유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9.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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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한국교통대 3주체 통합 찬반 투표 결과 입장 엇갈려
충북대 학생들 “교명 유지, 입학기준 졸업장 수여”등 요구해
교육부 1000억 투입 약속, 글로컬 추진 대학들 갈등 제각각

교육부의 글로컬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는 대학들 사이에서 구성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종 10개 대학 선정을 앞두고 올해 6월 예비후보 15곳을 선정했다. 15곳 중에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형대학은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4곳이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지난 8월 30일 단계적 통합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습.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지난 8월 30일 단계적 통합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습.

 

충북대 학생들 반대 87.41%

 

지난 19~20일 통합이 예정된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통합 찬반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두 대학의 통합의 3주체인 교수, 학생, 직원 가운데 충북대 학생들만 통합을 압도적으로 반대했다.

충북대 투표관리위원회는 19~20일 교수(768), 직원(600), 학생(15459)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한 결과 교수 70.91(490), 직원 65.01(366)가 찬성했다. 충북대는 학생, 교수, 교직원 대표들은 세 주체 중 두 주체가 반대할 경우 통합을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학생은 9.44(863)에 그쳤는데 반대한 학생이 87.41(7993)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직원 34.99(197), 교수 29.09(201)가 반대표를 던졌다.

한국교통대는 2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찬반투표를 했다. 교수 323, 직원 326, 학생 81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 교수 91.95(297), 직원 92.33(301), 학생 64.86(5275)가 투표했다. 한국교통대는 한 주체라도 반대하면 통합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개표 결과 교원은 찬성 61.62(183), 반대 38.38(114)였다. 직원은 찬성 72.76(219), 반대 27.24(82)를 찍었고 학생은 찬성 72.47(3823), 반대 27.53(1452)를 보였다. 따라서 각 대학은 투표 전 정한 조건에 따라 통합추진이 기정사실화됐다.

그렇다면 충북대 학생들은 유독 통합을 반대하는 것일까. 충북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입장문을 내고 “22일 교수회, 직원회 측과 학생회 측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합의는 결렬됐다. 비대위는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에 끝까지 결사 반대할 것이다. 통합 반대를 철회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합 학교의 교명 충북대 사용 입학년도 기준으로 졸업장 수여 단과대·학과·학생 이동 금지 등을 주장한다.

충북대 학생들은 교내에서 자체 시위를 예고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커지고 있다.

충북대 학생들은 충북대학교로 유지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교통대 학생들과 같은 졸업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반대의 주요 골자다.

충북대 4학년에 재학중인 모 씨는 입학 성적이 이미 1~2등급 이상 교통대와 차이가 났다. 교통대와 통합해서 학교명이 바뀌고, 졸업장까지 같이 받는다면 그동안 중고등학교 때 노력했던 결과를 보상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억울해했다. 이에 교통대 총학생회는 졸업장에 충북대가 아닌 새로운 통합교명이 기재될 수 있게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 억울한 감정확산돼

 

사실상 충북대 학생을 제외한 두 대학의 구성원들은 모두 통합을 찬성하고 있어서 이들의 싸움이 확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합 투표를 앞두고 충북대 명예교수회 또한 19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통합은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고 충북 지역의 공존과 상생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충북대와 한국교통대의 통합을 강력히 지지한다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지역거점대학들은 도태되고 충북 지역의 사립대학들 또한 소멸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충북대는 충북 지역의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 충북대학교와 한국교통대학의 통합은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충북 지역의 발전을 위한 일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

한편 이번에 통합 시도를 하는 타지역 대학들의 분위기는 제각각이다. 부산대와 부산교대 간의 통합은 부산대, 부산교대 학생들 양측 모두 반발이 거세다. 반면 강원대와 강릉원주대는 학생 찬성 비율이 80%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와 공립대의 유일한 통합 모델인 안동대와 경북도립대는 20252월 통합을 목표로 새 교명을 공모하는 등 손을 맞잡고 있다.

15개 예비지정 대학들은 늦어도 이달 중 통합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106일까지는 교육부에 실행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컬대학에 최종 선정되는 10개교는 10월 말 최종 발표된다.

 


 

한국교통대 이번이 세 번째 통합시도?

 

2005년 충주대학교와 청주과학대학은 대학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통합한다. 2006년 를 교명으로 두 대학이 통합에 합의했다.

국립충주대학교는 2012년 국립한국철도대와 통합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교통대로 교명을 바꿨다. 당시 국내 최초의 교통 특성화 국립대학을 표방했다. 두 번의 통합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기 때문에 현재 충청북도 충주시와 증평군, 그리고 경기도 의왕시에 캠퍼스가 분산돼 있다. 이번에 한국교통대와 충북대가 통합하면 3번째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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