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고교 평준화 무산, 후유증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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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고교 평준화 무산, 후유증 남겼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9.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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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여론조사 찬성 56.26%, 평준화 요건 충족 미달
충북교육청, 현 체제에서 제천 일반고 지원 방안 마련
​​​​​​​충북교육연대 “교육청 진행방식 일방적, 사과필요”주장

제천 고교 평준화 여론조사에서 평준화 반대 여론이 우세해 현행 비평준화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충청북도교육청(교육감 윤건영)925일 제천시 고교평준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충청지방행정발전연구원에 위탁의뢰해 실시했다. 698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투표 참여 인원은 6603(94.59%)이었다. 이중 무효표는 122표가 나왔다.
 

제천 고교 평준화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충청지방행정발전연구원에 위탁‧의뢰해 실시했다.
제천 고교 평준화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충청지방행정발전연구원에 위탁‧의뢰해 실시했다.

 

평준화 추진을 위해서는 무효표를 제외하고 찬성응답자가 3분의 2를 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투표 결과 찬성 응답 3646(56.26%), 반대 응답 2835(43.74%)으로 조례 개정 요건에 미달됐다. 관련 조례는 충청북도교육감의 고등학교 입학전형 실시 지역 지정 및 해제에 관한 조례로 평준화 실시 지역 지정을 위해서는 여론조사 찬성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되어야 한다.

제천시 동지역 일반고 4(제천고, 제천여고, 세명고, 제천제일고)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성적군별 배정 평준화(교육감입학전형)로의 변경 없이 현행 학교장 전형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이제 지역 내 소모적 의견 대립이 아닌 향후 제천시 교육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오영록 교육국장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여론조사에서 찬성반대 양측의 의견이 나누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우리 교육 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제천 교육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제천의 교육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제천 교육 가족들과 더욱 소통하며 지속가능한 정책 개선과 발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일 제천 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토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공공연히 평준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등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교육감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충북 도내에서는 청주시(1979), 충주시(2021), 음성군 맹동면·진천군 덕산면 혁신도시(2023) 3곳에서 고교 평준화가 시행되고 있다.

지역에서 진보적인 교육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충북교육연대 또한 제천고교평준화를 위해 시민연대를 결성하고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지역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내기 위해 애썼던 시민들에게는 매우 큰 실망을 안겨준 결과다. 이번 고교평준화를 위한 과정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다름없는 여건 속에서 진행된 만큼 공정성이 상실됐다. 이번 결과가 있기까지 도교육청이 보여준 비협조와 신뢰성을 상실한 처사는 큰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충북교육청이 개최한 공청회에서 담당 장학사가 정시 강조와 특목고 입시에 대해 발언을 했고, ‘중립 유지를 주문한 공문을 제천교육청과 관내 학교에 전체적으로 시행했다제천고교평준화 과정에서 교육청이 어떤 입장인지 추측하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연대는 이러한 교육청의 태도는 의도야 어찌 되었든 제천고교평준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론조사가 끝난 후 결과개표를 지켜보는 참관인들에게 불신감을 주고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등 관료적이고 비민주적인 교육청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전국 평준화 지역 실시 여부 살펴보니

 

전국의 모든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는 평준화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부산광역시는 1974, 광주광역시·대구광역시·인천광역시는 1975, 대전광역시는 1979, 울산광역시는 2000, 세종특별자치시는 고교평준화 찬반투표에서 76.7%의 찬성율을 보여 2017년에 평준화가 도입됐다.

2022학년도까지는 군 단위 지역에는 고등학교 평준화를 시행하지 않았다. 고등학교의 경우 군내 학교 간 거리가 먼 지역에서 추첨 입학을 할 경우 통학 거리가 지나치게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충북혁신도시 지역에 고교평준화가 실시되며 2023학년도부터 군 단위 지역에서도 고교평준화를 하는 곳이 생겼다.

당시 지역 인구가 비교적 적고 학군 내에 고등학교도 2개밖에 없는데 평준화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여겨졌다. 충북혁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 고등학교 신설 의견이 많았는데, 교육부가 서전고에 이은 2번째 고등학교를 짓는 대가로 고교평준화 실시를 요구했고 주민들 또한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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