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대응, 새로운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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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대응, 새로운 내비게이션
  • 임정규 충북여성재단 사무처장
  • 승인 2023.10.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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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은 지역문제의 화두이자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2021년 기준,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중 85곳의 지역은 인구소멸의 위기경보가 발령됐고, 충북지역도 11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6곳이 인구소멸지역에 포함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특별기금을 1조씩 10년간 지원하고 있지만 거의 대다수의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단기간에 성과가 보여지는 인프라 중심의 건물짓기가 부지기수이다.

충북도는 내년 사업으로지역활력타운’,‘지역 중소기업 혁신 사업’,‘충북형 혁신응급의료 시스템 구축’, 생활인구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연계한 문화관광사업을 투자 사업으로 선정하였다. 인구소멸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는 한 개의 부서를 너머 지역 전체를 새롭게 그려볼 수 있는 부서의 위치와 권한, 부서와 부서를 연결할 수 있는 통찰력 있는 다양한 구성원, 사업과 사업을 융복합한 투자 그리고 가시적인 성과를 너머 단기, 중기, 장기적 계획 대비 이뤄지는 성과와 한계를 포착하는 역할 등영향력 있는 부서와 민관협치가 필요하다.

행정에서만 인구소멸대응의 일을 한다면 외발자전거와 같고, 행정과 의회에서만 대응한다면 두발자전거와 같지만 행정과 의회,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의 결합을 통해 네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를 만들어 근시안적 사고를 너머 멀리보고 운전하는 것처럼 인구소멸대응의 전략을 다시 모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되돌아보자. 몇년전 청년정책으로, 많은 지역에서는 전통시장과 청년을 연결한바 있다. 몇 년이 지나고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가를 가까이 있는 시장에 가보면 소수의 청년상인 외 보이질 않는다. 마찬가지로 도시재생을 한 지역은 또 어떠한가. 얼마나 많은 원도심이 활력이 살아넘치고 있는가. 획일적인 도시재생방식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도 아닌데 공간만 남긴채 사람은 빠져나가서 지역분위기 자체가 침체되어 우울함을 느끼는 곳도 적잖이 있다. 지역의 분위기를 가꾸고 기반을 만드는 것은 결국 행정과 정치의 힘이다. 네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만들고 어디로 갈 것인지 목적지를 다시 설정하자.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충북도의 다양한 주체는 협업과 협치를 통해 인구소멸상설대응기구를 만들고, 인구소멸이라는 사실에 대해 어떠한 관점과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 제대로 된 정책을 다시 생산하는 의기투합을 해보자. 충북도의 내년 인구소멸대응 공모사업은 주거와 일자리, 의료와 문화관광의 사업은 추진하지만 그건 팩트이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지, 누구와 함께하고 있는지, 어떠한 관점에서 지향하는 것인지 연결고리, 스토리텔링은 와닿지 않는다.

인구정책은 여성정책이다. 유럽연합에서는 경제발전이 뒤떨어진 지역이 낙후지역이 아니라 가임기 여성이 떠나는 지역이 낙후지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가부장적인 인식이 사라지도록, 남성중심적 낡은 방식을 없애는 노력을 인구소멸대응의 기조에 반영해야되는 것은 아닐까? 지역에서 소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여 청년여성이 되고, 다양한 일자리와 일거리에 참여하며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심하고 안전한 정주여건을 만들어보자. 바이오산업과 과학 등 미래산업의 생산의 주체가 되도록 생애주기 교육을 다시 설계해보자.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을 향유하는 주민으로서 살아가도록 해보자.

이들이 점점 어른이 되어 공동체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 정책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긴 안목으로 설계를 해보자. 인구라는 숫자의 프레임을 넘어 삶의 질이 향상되는, 살맛나는 충북, 대한민국의 중심을 위한 그 시작과 중심에는 여성의 관점으로, 여성의 참여로, 여성의 가치가 새로운 기준이 되도록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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