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현수막도 사람도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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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현수막도 사람도 ‘눈에 띄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0.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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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광고천재가 만들어 호남과 청주에 집중 게시
추석 이후 매일 출퇴근길 인사…‘줍깅’도 정기적으로
2022년 지방선거 21명 당선 기염…총선은 10석 목표
2023년 들어 청주 시내에 나붙기 시작한 진보당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23년 들어 청주 시내에 나붙기 시작한 진보당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보당이 눈에 띄고 있다. 현수막이 눈에 띄더니 사람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24년 총선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만큼 진보정치가 놓인 골이 깊은 까닭이다. 진보당은 20141219, 헌법재판소의 위헌 정당 판결에 따라 강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後身)이다.

통합진보당은 2011126,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새진보통합연대가 뭉쳐서 창당했으나, 201219대 총선 직후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분당 사태를 맞았다. 급기야 20138월에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리면서 강제 해산됐다.

이후 진보정당의 얼굴은 정의당이었다. 하지만 양당 구도가 강화되고, 2020년 총선에서 위성 정당 출현으로 영향력을 잃어가면서, 현재는 새 집 짓기에 들어간 상태다.


총선 1년 전 이미 후보 선출


진보당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를 표적으로 집중화 전략을 펴 이미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초단체장 한 명, 광역의원 세 명, 기초의원 열일곱 명 등 모두 스물한 명의 당선자를 내며 기염을 토한 것.

202345일 재보궐선거 전북 전주을에서 강성희 후보를 당선시켜 7년 만에 국회에 재입성했다. 원인 제공을 한 민주당이 직접 후보를 내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성향 무소속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를 제친 것은 일대 반란이었다.

진보당은 2024410일 총선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역구 당선자를 내는 일이 지방선거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충북의 경우 청주 흥덕과 충주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명주 청주시당위원장과 김종현 도당위원장을 총선 1년 전인 지난 4월에 후보로 공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 현수막 정치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청주 오송읍과 강내면 수해복구 봉사 등에도 거대양당 못지않은 집중력을 보였다.


수해복구봉사 양당 저리 가라


진보당이 현수막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4년여 전부터다. 2021년 한글날 현수막에는 ()’ 자를 쓴 손바닥 사진을 넣고, “한글을 씁시다. 한글은 미신이 아니고 과학입니다라는 카피를 넣었다.

서울에서는 진보당에 광고천재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청주에서는 지난 2월부터 그야말로 톡톡 튀는 현수막이 붙기 시작했다. 이명주 청주시당위원장 명의의 현수막이다. 그중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히틀러나 피노키오에 비유한 현수막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명주 위원장은 광고천재 당직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올해 당을 떠났다청주 현수막은 광주에 있는 다른 전문가가 만든 것으로, 광주와 전남, 전북, 청주가 같이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백이면 백, 만나는 사람마다 현수막 얘기를 한다진보당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 함께 봉사활동


또 하나의 전략은 출퇴근길에 거리 인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명주 위원장은 추석 명절이 끝나자마자 매일 아침과 저녁 거리로 나가 1시간여씩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 이전이므로 드러내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다. 이 위원장은 청주시당위원장 자격으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이명박 진보당 청주시당위원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부터 매일 1인 시위 형식으로 출퇴근길 인사에 나서고 있다.
이명주 진보당 청주시당위원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부터 매일 1인 시위 형식으로 출퇴근길 인사에 나서고 있다.

이명주 위원장은 “1인 시위는 누구나 할 수 있어서 피켓시위 형식을 취하고 있다“1017일 아침에는 일장기를 형상화한 윤퇴진 원하는 바다라는 피켓을 들고 출근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청주 수해 때 거대양당에 버금가는 수해복구 활동을 보여주더니 정기적인 줍깅(쓰레기 주우며 달리기)’() 봉사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진보당은 청주 수해복구 봉사는 물론이고 정기적인 거리 청소 등에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진보당은 청주 수해복구 봉사는 물론이고 정기적인 거리 청소 등에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명주 위원장은 줍깅은 2주에 한 번씩 택배마트노조 당원들과 함께, 차 봉사도 2주에 한 번씩 학교비정규직노조 당원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한 달에 한 번씩 여는 정당연설회 때는 대대적으로 쓰레기 싹줍깅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청주 흥덕 당선이 목표


이쯤 되면 진보당의 22대 총선 목표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100% 소선거구제인 총선에서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은 비례대표가 아니고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주 위원장은 지역구 당선이 목표라는 전략으로 돌파하겠다생업도 접고 오직 선거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울산과 광주, 경남 창원, 전남 순천 등에서 지역구 당선이 가시권 안에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연제, 충북 청주 흥덕 등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명주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스무 석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자체적으로 의안을 낼 수 있도록 최소 열 석을 확보하자는 목표를 세웠다청주 흥덕에서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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