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를 구원할 상상만 ‘뭉게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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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를 구원할 상상만 ‘뭉게뭉게’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1.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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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전 지사도 주장하는 양원제 or 권역별비례
중대선거구제 도입 주장도…“위성정당이라도 막자”
이준석 창당 등 변수 적잖아…‘빅텐트라면 위력적’
빅텐트의 시작? “위성정당의 출현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11월 7일 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세번째 권력’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당신과함께’ 대표자들이 국회에 모였다. 여기에 이준석 또는 유승민 신당이 현실화 된다면 초대형 빅텐트가 형성될 수도 있다. 사진=뉴시스
빅텐트의 시작? “위성정당의 출현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11월 7일 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세번째 권력’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당신과함께’ 대표자들이 국회에 모였다. 여기에 이준석 또는 유승민 신당이 현실화 된다면 초대형 빅텐트가 형성될 수도 있다. 사진=뉴시스

최악을 피하려고 차악(次惡)을 뽑는 양당정치와 표의 등가성이 인구 일변도인 한국 정치를 구원할 이론은 무궁무진하다. 상상은 모락모락을 넘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문제는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300명의 국회의원이 300가지 생각을 하고 있어서다.

오죽하면 ‘3선 충주시장과 재선 국회의원, 3선 도지사까지 88승의 신화를 남기고 정치의 뒤란으로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이시종 전 지사도 최근 특강 마이크를 잡고 양원제도입을 강력히 주장했겠는가.

이 전 지사는 116일 청주상당노인복지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북도당 노인위원회 발대식 특강에서 양원제를 만들기 전에는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G7 국가 모두가 양원제이고, GDP 15위 국가 중 한국 외 국가는 모두 양원제인데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상원이 없는 이상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이 전 지사가 주장하는 양원제는 현재 인구비례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하원 외에 지역대표형 상원을 두자는 것이다. 이 전 지사는 구체적으로 17개 시도에서 각 두 명씩 서른네 명 규모의 상원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서울 49, 경기 59, 인천 13석 등 121석이나 되는 수도권 의석이 전체 지역구 253석의 절반 수준인 47.8%에 이르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지역대표성을 높여보자는 얘기다.

다른 방법으로는 비례대표 수를 늘리고 연동형으로 하되, 권역별 비례를 도입하게 되면 군소정당의 국회진출과 지역대표성 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밖에도 군() 지역은 소선거구제로 선거구마다 1등을 뽑고, 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1,2등 혹은 1~3등을 뽑되 정당별로 공천할 수 있는 후보 수를 제한하면 3, 4당도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려면 일단 OECD 36개 나라 중에서 국민 대비 국회의원 수가 현저하게 적은(4)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 특권과 대우를 하향 조정하고 그만큼 의원 수를 늘리면 될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부터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게 뻔하다.

하지만 양원제를 포함해 권역별 비례,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은 이총망(이번 총선에선 망했다)’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도입한 준연동형비례라도 제대로 지켜내고, 21대 막판에 양당이 꼼수를 부린 위성정당이라도 막아낼 수 있다면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인요한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2호 혁신안으로 국회의원 수 10% 감축을 의결했다. 정치혁신을 가장한 반()정치, 포퓰리즘의 벽을 세운 것이다.


충북에선 양보다 질이 문제


그렇다면 어떠한 제도적 지원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도 양당구도의 균열은 아니더라도 흠집 정도는 낼 수 있는 걸까? 일단은 현재 원내 3당인 정의당 등 진보정당보다는 아직은 본격적인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보수신당이 그 공간을 만들 가능성이 더 크다.

정의당 계열은 현재 선거연합정당을 통한 혁신재창당 류호정장혜영 의원의 세 번째 권력탈당한 새로운 진보가 만든 사회민주당 창준위 박원석 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당신과 함께 등으로 4분돼 있다.

박노일 충북도당 조직국장은 충북은 당의 주류인 혁신재창당을 따르고 있으며 내년 총선에 후보를 내기보다는 비례득표를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형린 전 도당위원장이 탈당해 사회민주당 창준위에 가세했으나 이 전 위원장은 현재 김영환 충북지사 주민소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현재 창당했거나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중도 혹은 보수정당과 그 대표는 양향자 한국의희망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창당준비위원장, 정태근 정치포럼 당신과함께공동대표 등이다.

이들이 각자도생으로 여의도에 입성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이들만으로 이른바 빅텐트를 친다고 해도 양당을 위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변수는 이준석,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고 여기에 민주당 비명친낙 일부, 정의당 이탈 세력 등이 가세하는 시나리오다.

나아가 이 신당이 앞서 거론한 제3지대와 함께 빅텐트를 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잡탕(雜湯)’이지만 지역주의에 기대지 않은 강력한 3당의 출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진보정당도 차츰 숨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 현재 제3지대에서 활동을 준비하는 정치인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과거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했던 안창현 전 서원위원장은 민주당에 입당한 만큼 공천을 받든 받지 못하든 이재명 대표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며 다른 선택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의 개혁파인 Q씨는 인요한 혁신위가 (이준석 전 대표 등에게) 탈당의 명분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만약 이 전 대표 등이 신당을 만든다면 지역에서도 적잖은 사람이 가세하겠지만 양보다 질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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