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격랑 속 엄태영 국회의원 리더십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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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격랑 속 엄태영 국회의원 리더십 ‘흔들’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3.11.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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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중량급 도전자들과 공천경쟁 등 험로 예고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엄태영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엄태영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재선 제천시의원, 재선 제천시장 등 지역 정치의 정점을 찍은 뒤 이전삼기 끝에 여당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재기한 엄태영 의원(제천단양)의 재선 가도에 복잡한 변수가 등장했다.

엄 의원은 지방 출신 초선 국회의원임에도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준석 전 당 대표의 징계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에 최고위원격인 비대위원으로 지명되는 등 중진급의 비중있는 지위를 과시했다. 특히 최근 여권 핵심 실세로 급부상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측근 중 측근으로 분류돼 총선 등 정치일정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의 여권 관계자는 엄 의원과 원 장관은 젊은 시절 JC(한국청년회의소)로 인연을 맺은 30년 지기이자, 바쁜 공직 활동 중에도 수시로 대면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면서 엄 의원이 (상임위원회를) 국토교통위원회로 간 것도 원 장관과 특수관계가 고려된 결정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설이 구체화하는 가운데 인요한 혁신위의 이른바 윤핵관험지 출마론을 둘러싼 당내 분열 조짐, 12월로 예정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별검사법 상정 등 중앙 정치 일정이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여권 주류에 대한 당 안팎의 도전 또한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검핵관(검찰 출신 대통령 측근세력)’,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출신 세력)’들이 당 공천권 장악에 나설 경우 엄 의원 등 그동안 실세를 자처했던 당내 정통 주류 세력들의 지역 입지는 오히려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당내 세력 간 기싸움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권 성향 신당까지 출현하면 정부 견제론이 여권 실세에 대한 심판 여론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총선 분위기가 정권심판 구도로 흐르면 엄 의원처럼 현 정권 주류로 분류된 사람들은 당내 공천에서부터 진을 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도내에서 보수 지지세가 가장 강한 제천단양의 경우 보수정당의 공천 경쟁률이 높았던 전례대로 이번에도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군이 3명에 이른다. 43세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실에 발탁돼 용핵관으로 분류되는 최지우 행정관과, 30년 가까이 중앙 언론계에 몸담았던 이충형 전 KBS 파리특파원 등은 정치신인임에도 묵직한 중량감을 어필하며 엄 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오랜 시간 텃밭을 다진 이찬구 제천시 정책자문단 위원장도 경쟁자들 못지 않게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권석창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할 경우 당내 공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그만큼 엄 의원에게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여권 성향의 한 출마 예정자는 현재 정부여당은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반대세력의 극단적 공세에 발목이 잡혀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다면서 기득권에 안주하는 낡은 정치로는 제천단양이라고 해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또 하나의 변수는 당 공조직의 균열 가능성이다. 엄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출향인 출신인 김창규 전 아제르바이젠 대사를 시장 후보로 내세워 이상천 전 제천시장을 상대로 대 역전극을 연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단양군수 선거에서도 3선에 도전한 류한우 당시 군수를 지원하던 충북도당을 무릎꿇리며 압도적 표차로 김문근 전 부군수를 당선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최근 제천 지역 정치 지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김창규 시장이 엄 의원에게 반기를 들면서 양측 간 갈등이 표면화하는 등 엄 의원의 리더십에도 조금씩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시장 당선 후 얼마간은 엄 의원과 김 시장 사이가 둘도 없이 좋았지만, 시장 취임 후부터 시정과 당 운영을 놓고 양측간 이견이 표출되며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엄 의원의 입김이 김 시장과 제천시정에 거의 통하지 않는 것을 보면 작년 지방선거에서 김 시장이 꾸렸던 친위 조직들이 다가올 총선에서 엄 의원에게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당내 경쟁자들이 속속 출마 채비를 갖추는 가운데 중앙과 지역 정치의 역학구도까지 급변하면서 엄 의원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경용 제천단양지역위원장과 이근규 전 제천시장, 전원표 전 충북도의원 등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예비후보 등록을 공언하는 등 당내 경선을 위한 조직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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