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같은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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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 같은 생각을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11.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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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음식값을 비롯해 생필품을 사는 데 나라가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덜어주면 어떨까.

얼마 전, 아내와 함께 바람 쐴 겸 대천해수욕장을 갔다. 요즘 시작한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고 바닷물 속에 발을 담가 적시기도 하면서 바다 자연을 만끽했다.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실컷 마셔 좋았고 특히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에게 힐링 시간이 된 특별한 하루였다.

머드 광장 옆에 있는 한 식당에 들어가 해물탕을 시켰다. 요즘 드물게 맛나게 먹은 해물탕이었다.

옆 옆 테이블에는 어린아이 4명이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엄마와 아빠로 보이는 젊은 부부와 함께.

엄마는 막내에게 음식을 먹여 주고 아빠는 다른 애들과 밖에 나가 놀아주는 모습을 보며 참 대단한 애국자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 젊은 부부가 애를 4명이나 낳다니 존경스러웠다.

궁금증이 생겨 이것저것 물어 봤다. 충주(교현동)에서 왔다니 더 반가웠다. 휴일을 맞아 바다 구경하러 왔다고 했다. 젊은이는 애들 아빠가 아니고 동생, 즉 외삼촌이었다. 혼자서 애 넷을 데리고 올 수 없어 동생 힘이 필요했다고 했다.

아빠는 어디 갔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답은 뻔할 테고... 괜히 기분만 언찮게 할 것 같아서.

엄마 나이 28, 아이는 8, 5, 3, 2(22). 30도 안 된 나이에 애를 넷이나 키우고 있으니 말이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저들을 위한 진정한 도움은 뭘까.

한국의 합계출산율(2022)0.7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란다. 그나마 충북은 0.87로 조금 높은 편이지만 전년의 0.95명에 비해 하락했다. 괴산과 보은에선 1년에 출생아가 100명도 되지 않는다니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하도 결혼을 안 하니 이젠 한 노총각 노처녀를 봐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정부와 각 지자체는 인구 늘리기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다. 다행히도 충북은 총인구수가 늘고 있고 출생아 수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다양한 임신 출산 장려사업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출산 육아수당 1000만 원, 난자 냉동 시술비 200만 원, 괴산의 셋째아 이상 쌍둥이 출산가정 1억 원, 보은의 결혼장려금 600만 원, 단양의 산후 조리비 300~400만 원 지원 등등으로 출산을 꾀한다.

그래도 인구문제는 난제다. 현장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충주의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밥값이나, 옷값이나, 학용품값이나, 수업료나, 교통비나, 공연관람료나, 기름값이나... 생활에 필수적인 것은 일정액을 할인해 주고 나라가 보전해 주면 어떨까. 애 키우는데 부담 덜고 그럼 너도나도 애 낳겠다고 덤벼들지 않을까. 허경영 같은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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