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롯데와 삼성이 지은 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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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롯데와 삼성이 지은 게 맞나요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1.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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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안덕벌에 1986년 지은 대기업 합작 아파트
시행‧시공 분리 전인 1999년, 분평동엔 대우현대
5층짜리 롯데삼성 아파트. 긴가민가 싶지만 옛 로고가 분명하다. 사진=이재표 기자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속칭 안덕벌은 청주연초제조창이 흥()했던 곳이다. 지금은 문화제조창으로 변모했지만, 담배공장의 영화에 비할 일이 아니다. 연초제조창은 해방 직후인 1946년에 문을 열어 1999년 문을 닫을 때까지 122181부지에 세워진 스물네 동에서 3000여 명이 연간 100억 개비가 넘는 담배를 생산했다.

그러니 청주의 핫플레이스인 이곳에 롯데와 삼성이 1986년 합작 아파트를 건설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20, 30층 마천루가 솟은 줄 알겠지만 그건 아니다.

굴지의 대기업 이름이 두 개나 들어가 있는데, 현재의 모습은 5층짜리 낡은 아파트다. 다만 건물 벽에 옛 롯데 로고가 그려진 것을 보면 믿기지 않지만, 롯데와 삼성이 합작해서 지은 아파트가 분명하다. 인터넷 검색 결과 롯데삼성 아파트는 청주에 이 아파트 하나 뿐이다.

11월 중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주민 A씨도 지은 지 40년이 다 돼 가서 많이 낡았지만 그래도 대기업이 탄탄하게 잘 지었다면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데, 처음에 입주해서 지금까지 사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관리소장이 아파트에 남아있는 과거의 연탄재 배출시설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이재표 기자
관리소장이 아파트에 남아있는 과거의 연탄재 배출시설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이재표 기자

괴산군과 충주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했다는 B(1946년생) 관리소장은 취재에 협조하면서도 사진은 찍지 말라며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다.

B소장은 소장으로 일한 지 13년 됐는데 나는 주간에 근무하고 경비원 두 명은 주야로 교대를 할 뿐 직원 중에 기술자는 없다고 밝혔다. B소장은 또 한때 중국인 유학생 등 청주대학생들이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모두 빠져나가고 젊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연탄보일러를 떼던 시절, 사용한 연탄을 투하하고 재를 치우던 시설이 아직도 남아있다.

252세대인 롯데삼성은 20평형이 156세대, 25평형이 96세대다. 어찌 된 일인지 다섯 개 동이 세 필지로 나뉘었고, 건물과 건물 사이는 청주시 소유의 도로라서 원칙적으로 차량의 진출입을 통제할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때는 그랬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한훈 대원건설 투자사업 본부장은 그 당시에는 레미콘 타설 기술력이 떨어져 고층을 짓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용지를 같이 사서 공사한 게 아닌가 싶은데, 로고체의 크기가 다르다면 지분의 차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 들어 대규모 택지개발


인구 50만 명 이상의 중대규모 도시를 형성하는 데 있어 택지개발은 정해진 절차다. 청주는 1990년대 들어 흥덕구 가경동, 상당구 용암동, 서원구 분평동 등에 15층 이상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본격적인 외곽 개발의 시작이다.

전국적으로는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공사가 200만호 주택 건설 계획에 따라 19889, 수도권 1기 신도시 건설 착수한 것이 그 시작이다. 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공사(公社)와 함께 택지 공급에 나서면서 산을 깎고, 내를 덮어 행정구역을 아우르는 택지가 조성되기도 했다.

시공과 시행이 분리되기 이전 합작으로 지은 분평동 현대대우아파트.
시공과 시행이 분리되기 이전 합작으로 지은 분평동 현대대우아파트.

또 실제 행정구역명과는 다른 사업명이 붙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청주의 경우 용암2지구는 용담동과 금천동이 중심이고, 산남12지구는 수곡동에 조성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아파트 조성계획과 계약, 입주까지의 전 과정을 맡아서 관리하는 시행과 시행사로부터 발주를 받아 공사만 담당하는 시공이 분리되기도 했으나 이전에는 건설업체가 시행과 시공을 함께 처리했다.

이한훈 본부장은 “1990년대 들어서는 택지개발이 면적이 넓으니까, 또 작은 업체들은 돈이 모자라서 합작을 하게 됐다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시행사가 아닌 건설업자만 택지를 살 수 있어서 더 그랬다고 설명했다.

1999년 그렇게 지은 아파트가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의 현대대우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열두 동에 1179세대에 이른다.


이제는 재개발구역 전체 컨소시엄

청주 사모2구역에는 현대건설 등 4개사 함께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023, 11200억 원 규모의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을 주간사로 대우건설, 두산건설, 한신공영 등 모두 네 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사모2구역 재개발은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644번지 일원을 재구성하는 청주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이다. 지하 4지상 29층 규모의 공동주택 50개 동, 4148세대가 들어서는 청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단지를 형성한다.

사직초등학교와 청주여자중학교가 도보권에 있으며 차로 10분 내외 거리에는 마트와 영화관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충북대학교병원과 청주의료원도 반경 2km 안에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단지명으로 노바 시티 청주(NOVA CITY CHEONGJU)’를 제안하고 있다. 새로움을 나타내는 ‘NOVA’와 도시의 ‘CITY’를 합성한 것이다.

건물 외장에는 커튼월룩을 적용하고 아파트 입구에는 대형 문주를 세울 계획이다. 커튼월룩은 아파트 외벽을 콘크리트와 유리로 마감하는 공법이다. 문주(門柱)는 아파트 입구에 있는 장식용 정문을 말한다. 단지 최고층에는 스카이 커뮤니티를 설치하고, 넓은 중앙광장과 단지 내 산책로에는 쾌적한 자연을 담은 조경 디자인을 선보인다. 복층 체육관, 실내 수영장, 1인 독서실 등도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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