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기다렸는데, 억대 피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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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기다렸는데, 억대 피해라니…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12.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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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덕동 지역주택조합 ‘파국’, 조합 설립이후 7년간 사업 지지 부진
조합원 180여명 최소 7000~1억 5000만원 분담금 납부했지만 '증발'
​​​​​​​186억 분담금 중 토지 매입 6.84%에 불과, 조합원들 소송 제기나서

청주시 내덕동 411-9번지 새적골 공원 인근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로 총 744세대를 짓는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했던 지역주택조합이 사실상 방만한 운영으로 해산 위기에 놓였다.

지난 1126일 조합 해산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려 조합 해산 및 조합원들이 받은 대출 연장논의, 조합장 사퇴, 업무대행사 선임 등을 논의했다. 이날 내덕동지역주택조합 제2대 조합장인 홍 모 씨가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고 처리됐다.

따라서 조합은 현재 해산하지 않았지만 조합장은 공석인 상태가 됐다. 대출 연장 논의도 무산됐고, 업무대행사 선임도 결정하지 못했다.

문제는 마지막까지 남은 조합원 180여명이 최소 분담금으로 7000~8000만원에서 15000만원까지 낸 상태다. 중간에 조합 탈퇴자들도 낸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만약 조합이 이대로 해산한다면 조합원들이 그동안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낸 돈을 그대로 날리게 된다.

 

내덕동지역주택조합이 411-9번지 일대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됐지만 무산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조합에 분담금을 낸 조합원들의 피해가 막심하게 됐다. 사진은 사업예정지 일대. 빈집은 한두집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진=박소영 기자
내덕동지역주택조합이 411-9번지 일대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됐지만 무산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조합에 분담금을 낸 조합원들의 피해가 막심하게 됐다. 사진은 사업예정지 일대. 빈집은 한두집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진=박소영 기자

 

그동안 조합은 돈만 썼다

 

내덕동지역주택조합은 2017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조합원 모집을 통해 분담금을 최소 186억원(2022년 총회자료)이상 걷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현재 이 돈은 거의 다 쓴 상태다.

2022년 총회자료를 보면 조합이 걷은 186억 가운데 홍보관 운영비로 85억 가량을 사용했고, 업무대행비로 46억원을 지출했다. 조합원 잔액은 약 13000여만원만 남아있는 상태다. 실제 토지 매입에 쓴 돈은 전체 금액에서 6.84%에 그친다.

이에 대해 청주 내덕동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의 탈퇴 및 납입금 반환요구 줄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으며 비대위원장을 맡은 민모씨가 먼저 조합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민 모씨는 개인 자격으로 우선 그동안 조합에 낸 분담금 86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 시동을 걸었다. 이후 형사 소송도 준비 중이다.

또 집단소송도 예고 중이다. 조합원 50여명이 모여 조합 및 전현직 조합장과 전현직 임원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소송관계자인 안 모 씨는 조합원들은 내덕동 토박이가 아니라 외지인들이 대다수다. 토지매입이 거의 완료된 것처럼 허위광고를 해서 많은 이들이 피해를 봤다. 소송을 통해 진실을 가리는 수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다. 소송을 한다고 해서 돈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못된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내덕동지역주택조합이 추진하던 아파트 개발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올해 3월 지구단위계획도 폐지됐다. 사업 진척이 되지 않아서다. 또 조합이 매입한 토지 6.84%도 실제로는 돈으로 환산되기 어려운 상태다. 근저당이 거의 다 잡혀있다. 앞으로 일부 조합원들의 민형사 소송을 맡게 될 박지훈 변호사는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돌려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합원으로 계속남아있으면 조합이 떠안게 될 부채도 연대책임을 질 수 있다. 하루빨리 조합을 탈퇴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개인 신용대출까지 받았는데

 

조합원들은 그동안 얼마의 돈을 냈을까. 평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차 계약금을 2400만원, 2차 계약금을 2400만원을 냈다. 1차 중도금으로 25평대는 1000만원, 30평대는 1500만원을 냈다. 이어 2차 중도금은 개인신용대출(브릿지대출)110명이 3000만원을 냈다. 소송관계자 안 모씨는 이미 조합원들이 여러 차례 돈을 냈고, 급기야 브릿지대출까지 받았는데 또 대출을 받으라고 총회에서 하니 다들 화가 나서 언성이 오갔다. 다들 참고 있다가 어쩔 수 없이 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조합이 출발할 때는 조합원이 400여명이었다. 1대 조합장은 이모씨가 20172월부터 201910월까지 맡았다. 2대 조합장인 홍모씨는 1대 조합에서 총무를 맡은 이력이 있으며 그는 20191026일 임기를 시작해 최근 임시총회에서 사임했다. 마지막 임시총회에서 보고된 조합원 숫자는 181명이었다.

문제는 1대 조합장이 얼마를 분담금으로 걷었고, 그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2대 조합장인 홍 모씨는 지금은 조합장 신분이 아니라며 강조한 뒤 “1대 조합장으로부터 통장을 받았을 때 돈이 없었다. 2대 조합장을 맡으면서 782100만원을 분담금으로 모았고, 781800만원을 썼다. 이 돈은 단독으로 집행한 것이 아니라 임원회의를 통해 정당하게 지출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 월급으로 350만원이 책정됐고, 세후 320만원을 받았다. 조합운영비는 전에는 월 2000만원이었으나 3000만원으로 올렸다. 조합은 마지막엔 조합장 및 여직원 2명이 근무했다. 조합사무실 임대료 및 각종 렌탈비 등이 운영비로 쓰였다. 또 업무대행사 제우스에 지금까지 10억 정도가 나간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홍 전 조합장은 내가 1대 조합장으로부터 각종 서류를 받았을 때는 토지매입이 1.2%밖에 되지 않았는데 내가 맡으면서 노력 끝에 6.84%까지 끌어올렸다. 이외에 토지매입 확약 계약서및 약정서까지 합하면 약 55%까지 토지매입에 대한 답을 끌어냈다라고 덧붙였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95%까지 계약 완료 및 약정서를 받아야 사업승인이 난다. 홍 전 조합장이 오면서 조합원 숫자도 변동이 있었다. 당초 400명에서 출발했지만 그가 조합을 맡으면서 143명을 제명처리했다. 이후에도 계속 이탈해 최종 180여명이 남은 것이다.

박지훈 변호사는 조합장을 그만둔다고 해서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지주택 사업은 다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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