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사무국장 채용 두고 뒷말 무성
상태바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사무국장 채용 두고 뒷말 무성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3.12.13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령 제한 규정 변경하고 징계 전력까지 무사통과…전문성도 ‘제로’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사무국장에 업무 관련성이 없는 P씨가 임명되자 재단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은 재단 전경.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사무국장에 업무 관련성이 없는 P씨가 임명되자 재단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은 재단 전경.

 

제천시가 최근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이하 한방바이오재단) 사무국장 자리에 외부인사를 채용한 것과 관련해 재단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제천시는 지난 1일 한방바이오재단의 조직운영과 추진사업, 대외협력 및 정책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장에 수도권에서 주로 활동한 지역 출신 P씨를 임명했다.

지난 1030일 사무국장 채용 공고에 따라 실시된 이번 전형에는 3명이 응모했으나, 석연찮은 규정 변경 절차를 거쳐 P씨가 국장에 최종 낙점됐다.

먼저 재단은 사무국장 모집공고 직전인 지난 10월 인사규정 상 60였던 직원 연령 제한을 없애 61세인 P씨가 응모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통상 공무원 정년에 맞춰 입사 연령을 제한하는 일반 공공기관들의 인사규정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처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공무원 임용에서도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했지만, 하필 사무국장 채용 전형을 앞두고 급히 자격 요건을 바꾼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제천시청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한 은퇴 공무원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인사에서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오얏나무 근처도 가지 말아야 한다면서 규정을 바꾸자마자 바뀐 규정 덕에 특정인이 인사혜택을 받았다면 당연히 그 인사는 의심과 비난을 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채용과 관련해 특히 석연찮은 점은 P국장이 그동안 한방이나 바이오 등과는 무관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지역 실정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P씨는 충북대학교에서 토목공학과(공학사)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도시개발 관련 석사과정을 수료한 시공시행 분야 엘리트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에는 20여 년 간 건설업체에서 시공시행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도시개발 컨설팅사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2009년에는 이 같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용인지방공사(현 용인도시공사)에 본부장으로 채용돼 수년 간 공사의 핵심 간부로 일했다.

이처럼 평생을 시공시행 분야에서 활동한 P씨를 한방바이오재단의 사무국장으로 채용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제천이 아닌 수도권에서 주로 활동했던 이력을 보더라도 지역 실정에 어두운 인사를 시 산하기관 간부로 임명한 것 또한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P씨는 과거 용인도시공사 재임 시절 불미스러운 일로 직위해제 당한 전력까지 있어 재단 안팎에서는 이번 채용 결과를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재단 내부 인사는 신임 P국장은 지난 2013년 용인도시공사의 2급 본부장급으로 근무하면서 용인 역북지구 토지 매각 부진으로 재정 위기를 초래하고 공사를 부도 위기로 내몬 주역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직위해제까지 됐다 이후 솜방방이 처벌로 복권됐던 사람이라며 이 같은 사실은 인터넷에 P씨 이름만 쳐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음에도 어떻게 P씨가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과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방바이오와 국제행사 등에 대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필요한 한방바이오재단 사무국장 자리에 전문성도, 경영능력도 제로인 인사를 임명한 것은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벗어난 처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천시와 재단은 P씨의 사무국장 임명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그간 재단을 부장 체제로 운영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고,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돼 공석이던 사무국장을 이번에 채용하게 된 것이라며 “P씨는 한방바이오 분야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오랜 기간 지방공사에서 본부장 등 간부로 근무했기 때문에 한방바이오재단 사무국장으로 부적격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와 재단 측이 인사 규정을 급히 고쳐가며 P씨를 채용한 데에는 김 시장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제천인터넷뉴스가 복수의 인사를 통해 확인한 보도에 따르면 P씨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김창규 제천시장 선거캠프를 여러 번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시도 보도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재단 사무국장 채용에 시장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P씨가 옥순봉·구담봉 잔도 조성사업과 관련해 조언을 한 적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 시장과 친분을 시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