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아이들, 비만율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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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아이들, 비만율 급증
  • 박소담 기자
  • 승인 2024.03.13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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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10명 중 1.9명 비만…충북은 3.3명
성조숙증 유발…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이어져
김숙자 소아청소년 병원 제공.
김숙자 소아청소년 병원 제공.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이 익숙한 요즘 아이들, 과거보다 신체활동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심해졌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의 비만 비율이 껑충 뛴 가운데 충북도 비만 학생이 5년 새 급증했다. 충북교육청이 매년 관내 학생 비만도 변화를 조사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도 내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크게 증가했다. 과체중을 포함한 비만 학생은 지난해 기준 32.6%로 10명 가운데 약 3.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6.4%였던 비만 학생의 비율이 5년 만에 6.2% 증가한 것이다.

복부 비만율, 10년 새 3배 증가

대한비만학회가 지난달 6일 2023 비만 팩트시트(2023 Obesity Fact Sheet)를 발간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남녀아 모두 증가추세를 보인다.

남아의 경우 2012년 10.4%에서 2021년 25.9%로 약 2.5배 증가했고, 여아는 2012년 8.8%에서 2021년 12.3%로 약 1.4배 증가했다. 2021년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19.3%로 5명 중 1명이 비만인 셈이다.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율 또한 10년간 지속해서 증가했다. 2021년 소아·청소년 복부비만율은 17.3%로 조사됐다. 남아의 경우는 2012년 대비 3.1배 증가한 22.3%의 복부비만율을 보였고, 여아의 경우 2012년 대비 1.4배 증가한 12.1%의 복부비만율을 보였다. 비만율과 복부비만율은 강원, 충북, 부산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 이사 허양임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비만 문제로 손실된 사회경제적 비용은 1조3600억원에 달한다”며 “탄산음료 등 당 섭취는 증가하고 채소 섭취는 줄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야외 놀이가 사라지고 수면시간이 불규칙해지고 TV와 컴퓨터 등 미디어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면서 앞으로 비만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심각한 충북도, 관리는?

도내 급증하는 소아‧청소년 비만율과 함께 기초 체력 저하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교육청에서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발표한 초·중·고 학생건강 체력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5등급 가운데 하위권인 4·5등급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학생 신체활동 강화를 강조해 왔던 윤건영 교육감은 “상반기 최대 역점사업으로 도내 학생들의 몸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운동 부족으로 비만 증가, 기초체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해 면학 분위기를 저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악순환을 미리 방지하고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켜주는 명료한 방법은 몸활동을 활성화하고 습관화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규 교육과정 시작 전 틈새 시간을 활용해 신체를 단련하는 충북형 몸활동 1.0 <모닝 스파크>사업에 도 내 초‧중‧고 중 408교인 85%의 학교와 63.8%의 학생이 참여했다. 그 결과 학생건강 체력평가의 4~5등급 비율은 2022년에 비해 0.54% 감소하고, 1~2등급의 비율은 5.59% 증가했다.

교육청은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지속해서 이어가고자 충북형 몸활동 2.0 <어디서나 운동장>을 수립했다. 활동 시간과 공간을 확장, 교육공동체 모두가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1억5000만원의 지원 예산을 대폭 증액해 10억5000만원을 도내 모든 학교에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 역시 학생 비만과 기초체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선 학교 체육 활동 시간을 늘리는 한편 기존 초등 5학년부터 실시해온 학생건강 체력평가를 3학년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 체육건강안전과 지혜경 장학사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체중 관리를 위한 건강증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학교는 도 내 62개교로 초(32교), 중(16교), 고(12교), 특수(2교) 이다. 지 장학사는 “도 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체중 관리를 위한 교육을 실시, 관련 교과의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할 방침이다”라며 “체중 관리 업무협력팀을 구성, 가정과 유관기관 및 단체 등 지역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건강증진 학교 프로그램을 확대 및 지원하고 비만 학생 치료지원과 신체활동 조성 공간을 늘리는 등 중장기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한다.

소아‧청소년 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
소아‧청소년 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

시한폭탄 소아비만

김숙자 소아청소년병원 원장은 “살이 키로 간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성조숙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남과 동시에 성장판이 닫히게 된다”고 밝혔다.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비만할수록 중년기에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사망하게 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소년 비만은 열등감, 우울증, 낮은 자존감, 부정적 자아관 등 정서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이사 박정환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건강상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도 많이 동반된다. 저소득층 청소년에서 비만이나 2형 당뇨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가족력, 유전, 사춘기 여부 등에 따라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소아‧청소년의 환경과 병력에 따라 맞춤 관리 및 접근이 필요하다”며 “환자뿐 아니라 가정, 지역사회, 학교 등의 단계별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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