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외국인센터 '네팔 카트만두' 봉사활동
상태바
소피아외국인센터 '네팔 카트만두' 봉사활동
  • 고소피아 소피아외국인센터장, 강동대 한국어 교수
  • 승인 2024.03.29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팔 현지 양로원·초등학교·고아원, 한국어학원에 손길을 주다

2015년 네팔에서는 대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당시 센터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네팔 현지 재건을 위한 모금 운동을 펼쳤다.

회원들은 주말이면 지역축제 현장에 나가 작은 손길을 모았다. 이후 모인 성금은 네팔 센터의 회원인 모노즈 씨에게 전달되었다. 현지 상황을 잘 아는 그는 우리의 성금이 부서진 건물을 일으키는데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배고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복구금으로 맺은 인연

나는 가끔 센터가 나서서 했던 봉사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흘러 현지 상황을 다시 전해 들었다. 복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했다. 이참에 네팔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한번은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센터의 모노즈 씨에게 손길이 필요한 곳을 자세히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는 수소문 끝에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교와 양로원을 찾아냈다.

네팔 봉사활동에 나선 무극로터리클럽 회원들과 함께.
네팔 봉사활동에 나선 무극로터리클럽 회원들과 함께.

양로원·학교 돕기

2017년 첫 네팔을 방문했을 당시 Himalaya Vridda Aashram Kendra에서의 일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내가 목격한 어르신들은 매트리스가 아닌 스티로폼이 깔린 바닥에 누워있었다. 방치되다시피 한 노인들은 창문도 없는 방에서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으로 찾아간 초등학교 Shree Mahendra Saraswati Sewa Basic school의 풍경은, 아기자기한 담장으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 안의 강당은 양철지붕을 덧댄 낡은 모습이었다. 비좁은 운동장에 지어진 교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듬해 있었던 두 번째 방문은 음성군에서 일하며, 센터의 회원으로 활동했던 이들과 함께 했다. 이들은 고국으로 되돌아와 각자의 일에 몰두했다. NGO 활동가, 슈퍼마켓 사장, 이장, 호텔 경영인 등 그들이 선택한 일은 다양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네팔 ‘여성의 날’ 축제가 벌어져 양로원 원장님을 비롯하여 직원들이 붉은색 전통의상을 입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어서 우리 일행은 학교를 찾았다. 벌써 지난해 얼굴을 익혔다고 환하게 반겨주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는 우리를 가족처럼 편하게 대해줬다.

2019년 세 번째 방문은 무극시장 상인회 임원들과 동행한 덕분인지 이전보다 좀 더 많은 물품을 지원했다. 특히 초등학교의 지저분한 외벽을 깨끗하게 칠해서 이전보다 더 멋지게 가꾸었다. 참가자 모두는 뜻깊은 선행과 값진 경험을 갖고 돌아왔다. 이제껏 사무총장과 둘이서 방문하다가 운영위원 네 분이 동행하니, 마음이 더 든든했다.

다시 찾은 네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동안 찾지 못한 네팔을 지난 2월19~24일 동안 국제로타리 제3740 무극로터리클럽 회원들과 함께 찾았다. 4년 만에 본 네팔은 많이 변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공항은 이전보다 규모가 컸다. 주변환경도 이전보다 깨끗해져 있었다. 차도에는 신호등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도로를 점령했던 소들도 이제는 관리를 받는지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첫 일정으로 달려간 히말라야 양로원에서는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원장님은 전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다. 살펴보니 이제 그곳의 어르신들은 바닥에 놓은 스티로폼에서 생활하지 않고 천을 씌운 침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기대를 잔뜩 갖고 찾아간 세와 초등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보였다. 내가 알던 교장 선생님은 은퇴를 해서 떠났다고 했다.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은 우리를 한국에서 온 고마운 사람들로 소개했다. 아이들은 그 사이 무럭무럭 자라 멋진 공연으로 우리를 환영했다. 그러고 보니 양철로 지은 강당은 토지소유권 분쟁으로 헐려서 빈 공터만 남았다. 교장선생님은 “교실의 책상과 의자도 바꿔주고, 대형 TV와 캐비넷 설치 등 많은 시설 보완을 해줘서 교육환경 개선이 이뤄졌다고” 고맙다고 했다.

계획하지 않았던 고아원까지 방문했다. 이참에 새로 발굴해서 앞으로 계속해서 지원해 주고싶었다. 고아원에는 24명의 천사들이 살고 있었다. 정부의 지원없이 10년 넘게 아이들을 돌본다는 원장님이 너무나도 훌륭해 보였다.

끝으로 모노즈의 어학원에 방문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특강도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어의 열기가 높아진다는 걸 실감했다. 강의실에는 발 디딜 틈이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 이후 일정으로 국립 트리부반 대학교의 어학원인 Bishow Vasa Campus를 방문해 어학원장을 만나 한국어 교육현실에 대해 들었다.

지속적인 봉사돼야

네팔 지진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양로원과 초등학교는 소피아외국인센터의 한 부분처럼 여겨진다. 그곳의 생활이 어떤지 늘 궁금하다. 올해 처음 찾아간 고아원에서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을 보며, 그 아이들이 계속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어학원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그들의 한국어학습에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러나, 비영리 민간단체의 재정적 한계로 많은 제약이 있을 것 같다. 향후 함께할 단체를 발굴해서 지속가능한 봉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고소피아 :

소피아외국인센터장이자 강동대학교 한국어교수다. 음성 외국인 도움센터에서 외국인노동자와 이주민들을 위한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그들의 사회 복지 향상과 동반 상생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