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앞에 조경수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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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앞에 조경수는 어디로 갔을까?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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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증축 건물 준공검사 위해 구색 갖춘 뒤 철거 일삼아
신축 또는 증·개축된 건물의 조경수들이 건물주의 부실 관리와 고의적인 철거로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제천시 화산동의 한 주유소. 한 달 전 증축 준공검사를 앞두고 새로 심었던 소매점과 화장실 앞 조경수들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나무가 심겨있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소매점 시야를 가리게 할 뿐 아니라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지 주유소 측은 증축 건물의 준공검사를 받자마자 식재된 나무들을 모두 철거해버린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제보받은 시청 관계자가 곧바로 현장 실사를 거쳐 곧 원상태대로 나무가 심길 예정이지만, 건물주들에게 준공검사가 일회성의 형식적 행정행위로 받아들여지는 그릇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준공검사 때 심어진 나무를 건물주가 무단으로 철거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여서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는 등 나름대로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일이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행정력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실적으로 준공검사 후 3년 가량이 지나면 거의 대부분의 건물 조경수들이 사라져 버리는 실정이고, 따라서 엄밀히 말해 제천시내 거의 대부분의 건물들이 단속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 같은 형식적인 조경수 식재 문제를 개선하고 쾌적한 도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계법령을 정비하고 관련 단속 인력을 강화하는 등의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건축주와 건설 시공자들도 조경수를 준공검사를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여길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조성하고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필수 요소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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