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교육감과의 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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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교육감과의 친분?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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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옥균 교육부 기자
   
이번 주 교육계 최대 이슈는 단연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다. 정치권은 이중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인한 비효율성과 행정력 낭비의 문제점을 교육위원회와 도의회의 일원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이로 인해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은 외적인 요소에 의해 그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성스러운 작업이다. 학생들은 한 학부모의 자녀고,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는 일보다 부모에게 우선되는 것은 없다. 그렇게 때문에 교육은 어떤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에 의해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
청주교육청·청원교육청 교육장에 대한 인사와 관련해 취재를 시작하면서 수많은 뒷이야기를 들었다. 그 가운데는 확인된 사실도 있었고 단순한 루머도 있었다. 도교육청 인사담당자는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장인사의 기준이 인품과 경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보자의 설명은 그와 정반대였다. 제보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교육계 인사에서 반영되는 것은 오로지 수장과의 우호적 친분관계, 그것이 전부였다.
당선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공헌을 했느냐가 어느 자리에 앉히느냐를 결정했다. 지역 교육장 대부분이 고등학교 선후배, 고향 선후배다. 이 밖에도 교육계 곳곳에 교육감의 측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전공과 전혀 무관한 자리라도 현재 위치보다 높은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보다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교육감 재선에 기여할 방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언뜻 교육엔 생각이 없고 자리에만 욕심을 내는 듯한 모습, 물론 현실이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보자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주워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러한 상상이 든다.
그러다 문득 ‘혹시’라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말한 것은 심하게 비약됐지만 제보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했다. 청주교육장·청원교육장이 어떤 자린가? 11개 지역교육청 가운데에도 가장 큰 규모의 지역 교육청이다. 청주교육장·청원교육장의 현 교육장들은 올 2월말일자로 정년퇴임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2년의 임기가 주어지는 교육장이지만 두 분은 교육장이 된 지 1년 만에 정년퇴임을 한다. 제보자는 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선거에서 도움을 받거나 친분이 두터운 측근의 정년을 앞두고 자리를 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자리를 주는 입장에서는 생색도 나고 1년 만에 정년퇴임하고 나면 임기 안에 또 다른 지인에게 그 자리를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제보자의 비약이 컸겠지만 몇 가지는 확인되는 사실이 석연치 않다. 내정설이 떠도는 인사들과 현 교육장들이 모두 청주고 출신이라는 점과 정년을 1년 남기고 교육장 발령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그 가운데는 교육계에서는 누구나 알 정도로 교육감과의 친분관계가 두터운 사람도 있다는 점이다.
교육의 중립성은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나 교육계 인사나 다를 바 없이 적용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을 해야 한다. 기자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러한 비약에 비약들은 모두 아니길 바란다. 아니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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