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의회 변죽만 울리는 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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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의회 변죽만 울리는 예산 삭감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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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도 허리띠 졸라매야
음성군의회가 2007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69%에 해당하는 집행부 요구액을 삭감해 ‘허리띠 졸라매기’ 예산승인을 했으나 당초 예산승인 안의 화두로 떠올랐던 포괄사업 20억을 통과시켜 변죽만 울리는 예산 삭감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음성군의회는 176회 정례회 제 7차 본회의에서 ‘2007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승인했다. 군의회는 음성군 집행부에서 요구한 34억5천9백만 원 중 23억8천7백만 원을 삭감해 10억7천4백만 원을 승인했다. 이는 집행부 요구액의 69퍼센트를 삭감한 것이다.

음성군의회는 내년 세입·세출예산안에서 음성군 각 실과소의 시책추진업무 추진비를 50퍼센트씩 삭감했다. 또 그동안 소모적인 예산 집행으로 관심을 모았던 각 실과소에서 보내주는 민간인 국외 여비도 절반씩 삭감했다.

음성군의 각 실과소별로 업무추진비는 총 4가지다.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부서운영 업무추진비, 정원가산 업무추진비, 시책추진 업무추진비 등이다. 이 가운데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만 절반씩 삭감한 것이다.

음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각 실과소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의 예산을 삭감한 것은 일을 하지 말란 얘기와 똑같다”며 “무엇으로 국·도비를 따러 다니고 업무 추진을 하느냐”고 하소연 했다.
또 “일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도 어려운데 허리띠를 졸라매라니 군의원님들께서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병승 군의회 의장은 “이번 예산 심의에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복지, 경제, 건설, 도로 등에 대한 사업비를 삭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각 실과소의 업무추진비를 삭감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없으면 없는 대로 쓰게 마련이다. 쓰다가 모지라거나 중요한 현안의 경우 추경 때 세워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윤 의장은 “오랜기간 동안 침체된 지역경제 속에서 군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가며 살아 왔는데 음성군 집행부도 이에 동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음성군의회 의원들사이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의장은 “우리나라와 문화가 전혀 다른 외국에 가서 무엇을 배우겠냐”며 “그전에 보내던 인원의 절반만 보내라고 민간인 국외 여비도 절반씩 삭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성군 집행부에서는 이번 5대 군의회에서 집행부 길들이기 위해서 업무추진비를 삭감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윤병승 군의장은 “집행부 길들이기는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예산을 아껴 써야 하는데 아낄 데가 먹고 쓰는 것이어서 업무추진비를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퇴직 예정 공무원 해외연수 명목으로 올라온 요구액 2천7백만 원도 전액 삭감했다.

전천후 정구 테니스장 조성에 대해서는 도비 3억원만 남기고 문화공보과 요구액 9억8천백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문화공보과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을 일체 할 수가 없게 됐고 따온 도비를 다시 도에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의장은 “집행부에서 도의 예산을 따오기로 한 예산을 따오지 못했다”면서 “약간의 도비를 따왔다고 해서 막대한 군비를 들여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예산안 총 61건 중 29건에 대해 전액 삭감을 했는데 민간경상보조 세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민간경상보조 세목의 사업내용을 보면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 개선사업, 해병대 전우회 차량 구입, 의용소방대 차량 구입, 음성청결고춧가루 가공 공장 시설 보완, 화훼농가 지원사업, 우수양축농가 해외시장 개척 활동비, 치어 방류사업, 양봉 이동식 저온저장고 지원사업 등이다.

변죽만 울리는 예산 삭감
음성군의회는 지난 8월 제172회 임시회에서 올해 세입·세출 추가 경정예산심의 안에서 집행부에서 요구한 군수 재량사업비 명목의 포괄사업비 10억 원을 상정했었다.

이 때 군의회는 “각 읍·면의 이장들이 군수에게 직접 찾아가 각 지역의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지원해주는 선심성 예산집행으로 보여질 수 있다”면서 “지역 주민의 민원은 일선 각 읍·면사무소나 지역구 의원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사업들이 해당 의원도 모르는 사업이 진행될 경우가 많아 이를 각 읍·면별로 안배하여 지역 숙원사업을 전개해야 된다”고 삭감 이유를 밝혔었다.

일부 군의원들은 지역개발과 예산안에 포함된 포괄사업비 20억 원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었다.
실제로 이번 제 176회 2차 정례회에서도 이 포괄사업비 20억 원 삭감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 포괄사업비를 통과시키기 위한 집행부의 노력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는 후문도 있다.

군의회가 이 포괄사업비를 승인해 줄 것인가에 관심을 가졌던 주위 인사들 사이에서는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군의원들의 의지가 워낙 강해 당연히 전액 삭감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무사안일하게 군수 재량사업비 명목인 포괄사업비가 통과됐다.
화두로 떠올라야 할 포괄사업비 문제는 뒤로 쏙 빠진 채 음성군 실과소 업무추진비 삭감 문제만 떠들썩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군의원님들의 호언장담하던 기개는 어디로 간 건지 알 수 없다”며 “알맹이를 뺀 껍데기 예산 승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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