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장애인들과열심히 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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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장애인들과열심히 놀겁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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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장 두레 그만두고 치유강사로 나선 남인숙씨
   
“예술공장 두레를 지난해 그만두고, 요즘엔 장애인들과 장단으로 함께 춤추고 놀고 있어요. 생각해 보니까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지난해 12월 30일 청주민예총 학교문화예술교육사업 전통분야 치유분과 강사인 남인숙(36)씨를 만났다. 남씨는 지난해 8월, 11년차 근속했던 직장 예술공장 두레를 그만두고 장애인학교와 청주민예총 학교문화예술교육사업에서 치유 강사로 활동중이다.

예술공장 두레는 마당극과 전통놀이 창작을 근간으로 하는 예술가 조직으로, 오래전 청원군 인적드문 땅에 예술 공장을 차렸다. 단원들이 함께 밥 먹고, 공연도 다니고 창작도 하는, 전국에서도 보기 힘든 필로그래피를 자랑하는 이곳은 또한 초청공연 많기로도 유명하다.

남인숙씨는 청주대학 재학시절 탈반에 들어가 전통춤과 인연을 맺었고, 졸업 후 예술공장 두레의 전신인 춤패 너울에서 활동했다. 90학번인 그는 문화패 활동을 이어받았다. 95년에는 청주대 무용과 대학원에 입학해 학문적인 터를 닦았다.

현장에서 배웠던 춤과 이론을 비교하며 또 다른 춤의 영역을 확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어찌 보면 욕심 많은 춤꾼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무대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고, 가장 행복해하는 일이 무언지 고민하게 됐죠.”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전통장단을 가르치는 치유 강사로서 새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사실 4년전 우연히 맹학교 아이들의 풍물지도를 맡으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눈뜨게 됐다고. 3년전 부터는 진천보건소에서 정신장애인 재활프로그램 강사로 나섰고, 맹학교에서는 그동안 중복장애 아이들만을 맡아왔는데 새 반을 또 맡을 계획이라고 한다.

“자해하던 아이들이 장단이 나오면 저절로 고개를 움직이고, 다 올려지지 않는 팔을 장단에 맡기며 들어 올릴 때면 이 아이들이 수업시간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절대 빠질 수가 없어요.”

남씨는 지금 전통장단을 중심으로 한 전문 치유프로그램에 대해 고민 중이다. 모델이 될 만한 선례가 아직까지 없다. “놀이치료, 음악치료 심지어 사이코 드라마까지 갖가지 워크샵을 다녀봤는데 전통장단을 중심으로 한 치료는 아직 미개척분야예요.

서양의 음악치료가 환자와 내담자를 구분하고 ‘아픈 사람’, ‘안 아픈 사람’으로 규정짓는데 반해 전통치유는 ‘같이 놀자’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때로는 병자가 되고, 의사도 되는 그런 점이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는 또“2년전부터 치유분과 강사들과 성심학교 교사들, 그리고 음악치료를 공부한 교사들이 모여 비정기적으로 ‘치유 연구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한 춤을 알리고 싶어요. 전통문화는 건강성이 있다고 믿거든요. 제가 춤을 추면서 자유로워졌고,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까요. 이제는 나눠주고 싶어요.”

남씨는 최근 춤의 어원이 ‘추다’(추켜 세우다)와 ‘침’(혈을 자극시키는 것) 두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춤과 치유 모두 ‘ㅊ’으로 시작하잖아요. (웃음) 10년후 쯤에는 사람을 잘 치료하는 휼륭한 ‘춤선생’이 돼 있겠죠.”
/ 박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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