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취업률 1위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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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취업률 1위 ‘혼란스럽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7.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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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취업통계조사결과 입맛에 따라 활용
4년제-세명대, 전문대-충청대 취업률 가장 높아
대학의 공급과잉 시대를 맞아 도내 대학들의 신입생 유치경쟁이 뜨겁다. 여러 장학제도를 신설하는 한편 편의시설, 해외유학 프로그램 등 각종 혜택들을 제시하며 예비 대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대학생, 예비 대학생 할 것 없이 최대 관심사인 취업을 홍보 전략으로 내세우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도내 주요도로와 대학가에는 대학들이 내걸은 ‘취업률 1위’ 홍보현수막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수요자들은 어떤 대학이 실제로 취업률이 높은 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대학진학을 자녀의 학부모는 “기왕이면 취업이 수월한 학교에 아이를 진학시키고 싶은데 많은 대학들이 취업률이 높다고 홍보하고 있어 어떤 대학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수도권대학 졸업생에 비해 지방대 졸업생들이 취업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1위인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 교육부의 세분화된 취업률 발표로 취업률 1위가 양산돼 교육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청주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한 대학 관계자는 “취업률은 기본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하는 취업통계조사에 따른다. 하지만 통계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각 대학들이 그 가운데 유리한 통계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 4월 1일 기준으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363개 대학과 139개 일반대학원 졸업자 56만12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가 각 대학이 홍보하고 있는 취업률의 근거가 된다.

조사 세분화, 1위 양산
문제는 교육부가 조사결과를 세분화해 발표한데서 비롯된다. 교육부의 조사는 우선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구분하고 이들을 다시 규모에 따라 4년제 대학을 A그룹(졸업자 3000명 이상). B그룹(졸업자 2000명 이상~3000명 미만), C그룹(1000명이상~2000명 미만), D그룹(1000명 이하)로 분류해 통계를 낸다.

전문대학 또한 규모에 따라 A·B·C그룹으로 분류하다. 이를 다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취업률, 직업분야별, 산업분야별로 각각 취업률을 산출한다. 또한 인문·사회 등 7가지 계열별로도 취업률을 산출하기 때문에 분류항별로 취업률 순위가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대학들이 전국단위 순위를 대학에 유리하게 재조정하는 것이 ‘취업률 1위’를 양산하는 이유가 된다.

2005년 교육부 취업률 조사에서 전문대학 A그룹 부문 전국 1위를 차지한 충청대학의 경우 2006년 조사에서는 취업률 97.4%로 부산 소재의 경남정보대학(98.6%)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충청대 입학홍보 관계자는 “충청대는 교육부 조사 원년인 2004년부터 전국 1·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1위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 학교에서 제작한 홍보물에는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 1위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B그룹인 주성대의 경우 20위까지 발표한 전국 순위에는 이름을 올려놓지 못했지만 정규직 취업률에서는 80.8%로 전국 7위, 도내 1위로 ‘정규직 취업률 도내 1위’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원과학대학, 충북과학대학, 극동정보대학 등 전문대학과 세명대학교 등이 높은 취업률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4년제에 비해 전문대가 학교 선택에 취업률에 대한 고려수준이 높기 때문에 취업률은 중요한 홍보자료로 사용된다. 수요자의 혼란을 주기위한 것이 아니라 신입생 모집이 대학운영의 가장 중요한 부문이기 때문에 대학의 입장에서는 사실에 근거해 가장 유리한 자료를 차용할 수밖에 없다”고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 2006년 9월 기준


4년제졸업생 취업률 전국6위
한편 교육부의 2006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충북 4년제 대학의 종합 취업률 평균은 울산 76%, 충남 72,9%, 경기 71.7%, 인천 71.1%, 서울 69.6%에 이어 69.3%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인 49.2%에 비해서는 20%이상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 A그룹에 속해있는 충북대의 경우 57.5%로 도내 평균 취업률에도 미치지 못하며 전국 19위에 그쳤고, B그룹인 청주대는 72.5%로 전국 7위를 차지했다. C그룹에서는 서원대가 70.1%의 취업률로 전국 20위에 그친 반면 세명대가 도내 4년제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86.5%에 취업률을 보이며 건양대(90.2%)에 이어 C그룹에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D그룹에서는 84.9%의 취업률을 기록하며 극동대가 전국 12위에 올랐다. 그룹이 모두 다르게 때문에 각 대학들은 필요에 따라 그룹별 도내 1위로 취업률을 홍보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전국 6위를 차지한 도내 4년제 대학의 평균 정규직 취업률은 46.9%로 제주 32.5%, 전남 38.9%, 전북 41%, 광주 41.1%, 대전 43.7, 경북 46%에 이어 전국 10위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정규직 취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학의 경우 충청대학(A그룹)이 전국 2위에 오르며 종합적인 취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B그룹에서는 대원과학대학이 17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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