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시민들, 관람객에서 예술가로 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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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시민들, 관람객에서 예술가로 변신합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7.08.16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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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프로젝트 ‘2007충북의 꿈’, ‘생활공예전’
“우리들이 직접 그리고, 만들고, 설치하고…”
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인공은 예술가가 아닌 바로 시민들이다. 관객에 머물렀던 시민들이 이번엔 예술가들로 직접 나섰다.

첫 번째 시민참여프로젝트는 ‘2007 충북의 꿈’이다. 2007명의 충북관련 인사들이 참여해 각자의 꿈과 소망을 글과 그림으로 그린 뒤, 조형작품으로 제작한다. 그리고 생활공예전은 저변에 있는 공예 인구 6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1000여점을 선보인다.

#행복한 생활공예도시
경제용어인은 프로슈머는 프로듀서(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남들이 제작하거나 상업용으로 제작한 음악, 게임, 영화 등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인 동시에 스스로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나 기기를 이용해 콘텐츠의 제작자가 되기도 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하지만 경제뿐만아니라 문화예술계에서 ‘프로슈머’는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이번 청주국제비엔날레 행사중 하나인 ‘생활공예전’은 매머드급 프로슈머들의 전시회이다. 청주·청원지역의 20개 평생학습 기관·단체 40여강좌의 수강생 600여명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만드는 즐거움, 행복한 쉼터’를 주제로 비엔날레 기간내 제1행사장에서 열린다.

생활공예전은 전시참여자들의 ‘수’ 뿐만 아니라 공예의 본질인 쓰임과 아름다움을 생활에서 느낄 수 있도록 작품들을 연출해 의미를 더한다. 즉, 참여하는 기관·단체가 각각의 부스를 갖고 보여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생활 공간을 이뤄낸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230여평의 전시공간은 전통생활공간과 현대생활공간으로 나뉜다. 전통공간에는 사랑방, 규방, 차실, 대청이 놓이고, 현대공간에는 침실, 거실(식탁), 아이방, 세면대로 구성했다. 전시를 기획한 한국공예관의 큐레이터 안승현씨는 “600여명이 만들어낸 1000여점의 공예품이 조화롭게 구성되는데 초점을 뒀다.

또한 공간과 공간 사이에는 정원과 쉼터를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안락함과 자연의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예품이 갖는 매력은 바로 공간과의 자유로운 어울림이다. 가령 작은 조각보를 만들려면 염색기법을 익혀야 하고, 바느질도 배워야 한다. 또한 목공예로 가구를 만들고 그 위에 민화를 덧입히기도 한다. 이처럼 공예의 어울림을 통해 시민들이 새로운 영역에도 관심을 갖게 만든다.

안승현씨는 “21세기 수공예적인 매력이 담긴 공예를 통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쉼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결국 이번 전시 주제인 ‘만드는 즐거움, 행복한 쉼터’는 생활에서 사용하는 공예품을 내손으로 직접 만들면 가족이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 공예를 통해 삶의 변화를 가져온 이들을 만나보자. 이들은 이미‘예비 예술가’로서 새로운 인생길을 걷고 있다.

#2007명의 나도 예술가들
기자도 얼마전 도자판에 작은 소망의 문구를 남겼다. ‘우리 모두의 삶이 예술이다’라고. 한 자 한 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이 영구히 설치된다는 것은 꽤 신나는 일이다. 이처럼 2007명의 시민들이 도자타일 형태의 1차 소성판에 빼곡이 적은 글과 그림들은 도예가 김만수, 김기종씨가 소성작업을 거쳐 조형물로 형상화한다.

이 조형물은 가로 10M, 세로 2.5M, 두께 2M의 대형 설치작품으로 청주의 우암산과 부모산을 형상화했다. 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기품 뒤에 시민들의 소망들이 빛을 발한다. 작품은 9월 말까지 예술의전당 일원에 설치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비엔날레 조직위)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관 단체장 623명, 출향인사 180명, 문화예술인 300여명, 일반 시민 1000여명이 참여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소망이 메아리를 내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20일 청주시청 광장과 충북도청 광장에서는 도판 위에 무엇을 쓰고 그릴까 하는 ‘즐거운 고민’이 펼쳐진다. 오전과 오후 이곳에서 시민들이 직접 도판에 소망을 적는 이벤트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어 21일부터 24일까지는 한국공예관에서 같은 행사가 펼쳐진다. 또 출향인사들에게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10×10cm 종이에 문구를 적으면 전사기법으로 도판에 똑같이 새길 수 있다는 것. 비엔날레 조직위는 “최근 유엔본부에서 열린 직지 전시에서 반기문 총장을 만나 직접 사인을 받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역출신의 유명인사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 그리고 고사리손으로 그린 소망까지 지역을 사랑하는 ‘상생의 메시지’들이 예술의 전당에 영구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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