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예술단 창단 늦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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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예술단 창단 늦어지는 이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7.08.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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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예술단체 지원요구 제각각
충북도 “의견 수렴 과정 중”답변
 지난 민선 4기 취임 1주년 행사에서 도립예술단 창단을 약속했던 충북도가 창단시기를 늦추고 있다. 당초 8월 초 장르결정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도립 예술단 창단 계획이 무산 됐다”라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는 상황.

충북도 관계자는 “각 개별 예술단체마다 요구 조건이 달라 조율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립예술단 창단은 지난 1월 충북예총 회장단 모임에서 정우택 지사에게 건의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충북도연극협회 소속 청년극장이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창단 분위기를 몰고 갔다. 연극협회는 성안길 내에서 시민서명운동을 벌였고, 또 창단 후 운영예산과 계획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하며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타 장르 단체들의 요구가 거세졌다는 후문이다. 도 관계자는 “예술계가 연극협회만을 위한 도립예술단 창단이 아니라 예술 단체 전체 지원책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음악협회도 도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9월 예산 심의에 앞서 8월말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시간이 늦춰지면서 내년도 창단은 물거품이 될 확률이 크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예술인은 “결국 예술인들의 명분 찾기 싸움이다. 연극협회가 꼭 우선 장르가 돼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없지만, 반대로 예술단체들이 자기 장르와 단체가 우선권을 갖지 못할 바에 아예 무산시키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몇몇 예술단체들이 각 시의원, 도의원 등 각각의 연줄을 사용해 전방위적인 로비에 나섰다는 것. 이들은 “예술단 창단비용을 문예진흥기금으로 편입시켜 전체 예술단체 지원액을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의회쪽에서 이 의견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예술인 J씨는 “문예진흥기금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지원은 ‘골고루 나눠주는’ 식으로 끝난다. 그러다보니 공연의 전체적인 질이 떨어졌고, 예산에 맞춰 공연을 올리기 일쑤다. 지원액을 가장 손쉽게 나눠주는 제도가 문예진흥기금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충북도가 장기적인 문화정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연극협회는 “이미 지사가 창단을 공언하지 않았는가. 뒤늦게 다른 단체들의 요구 때문에 무산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을 벌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도립예술단 창단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충북도는 “개별 예술단체들이 창단이 아닌, 예술단체 전체 지원액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한다. 사진은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직지 그 끝없는 인연’의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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