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신경우· 박경국씨가 나란히 일본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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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신경우· 박경국씨가 나란히 일본에 간 까닭은?
  • 임철의
  • 승인 2003.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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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오창에 대규모 투자 결정…충북도와 MOU체결
모처럼 푸짐한 선물안고 귀국… 체면살려

‘이번에는 속 빈 강정의 해외 세일즈 방문이니 빈털털이의 외자유치를 위한 비즈니스 외유니 하는 비판은 나오지 않겠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방문길을 다녀온 이원종 충북지사와 박경국 경제통상국장, 신경우 한국토지공사 충북지사장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을 게 틀림없다. 특히 이 지사의 심정이 그랬을 것이다.
사실 이 지사는 민선 초임시절 벽두부터 의욕적인 해외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그러나 별 소득은 없이 미확정의 성과를 섣불리 과대포장했다가 후에 그 대가를 두고두고 치러야 했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는 없다는 비판론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속빈 해외세일즈’ 오명 씻어
그러나 이번 도일(渡日)은 결론부터 말해 성과가 푸짐했다. 그런 만큼 그 동안의 불명예스러웠던 ‘삼진’ 기록을 단 한방의 홈런으로 날려버렸다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이 지사가 거두고 온 화려한 성적표가 이런 평가를 가능케 한다.
이 지사 일행은 이번 3박 4일간의 일본 방문기간 동안 해리슨 도시바 라이팅(주)와 주요 투자협약(MOU)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도시바 라이팅사는 충북도와 맺은 MOU에서 오창과학산업단지내에 5000만 달러(약 600억원)를 투자, 7000평의 공장부지에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용 냉음극 형광등 생산전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냉음극 형광등은 복사기의 밝은 불빛을 발생시키는 소위 백라이트(Backlight) 소재와 같은 것으로, 도시바 측은 오창단지내 7000평의 땅을 임차가 아닌 완전매입 방식으로 분양받기로 해 특히 이목을 끌고 있다.

도시바 오창에 600억 투자키로
충북도에 따르면 해리슨 도시바는 올 6월 오창단지 내에 관련 생산공장을 착공해 내년 4월 가동에 들어갈 계획으로, 고용규모는 약 300명에 연 매출액 규모가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정도의 성과로 이 지사 일행의 일본방문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이 지사는 도시바와 투자협약 체결을 한 데 이어 정밀화학을 비롯해 전기·전자재료를 전문생산하는 도쿄의 JSR(주)도 방문, 오창단지내에 반도체 관련부품의 생산 등 투자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함으로써 활발한 세일즈 외교 일정을 소화해 냈다.
JSR은 지난해 12월 26일 충북도청을 방문해 “오창단지 내에 2500만달러(약 300억원)를 투자, 고도기술 집약적 제품인 TFT-LCD용 컬러 리지스트(Color Resist) 공장을 설립해 내년 5월부터 가동할 방침”이라며 이런 내용을 기초로 충북도와 일찌감치 MOU에 서명했던 기업.
따라서 이 지사 일행은 이번 일본방문을 통해 그토록 염원해 오던 오창과학산업단지의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즉 외국자본을 수혈하는 데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셈이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이벤트’
하지만 이 지사 일행의 일본방문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이면을 제대로 들춰보면 이 지사와 충북도는 이번 해외 세일즈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미 푸짐한 과실을 손아귀에 쥔 채로 여정에 올랐다고 해야 정확하다. 특히 도시바 측의 오창단지 투자는 ‘호박이 넝쿨 째 굴러 들어온’ 사례라고 하는 게 옳을 듯 하다.
토지공사 충북지사 관계자는 “해리슨도시바라이팅(주)라는 회사는 삼성과 LG에 TFT-LCD용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로서 이 회사가 오창단지에 입주키로 한 배경의 하나는 원청업체인 삼성과 LG측의 강력한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삼성과 LG에서는 도시바측에 ‘관련제품의 생산공장을 한국 내에 건설, 부품을 안정적으로 생산·납품할 것’을 주문해 왔고 이런 요구에 따라 도시바측에서 오창단지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역시 “도시바에서 우리 모르게 여러 차례 오창에 대해 면밀한 입지분석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어쨌든 충북을 위해 큰 일했다”
앞 뒤 맥락이 이렇다면 이 지사 일행의 일본행은 외국기업을 잇따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에 면밀하게 연출한 이벤트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곁가지 논란거리를 빼고 이번에 이 지사 일행이 거두고 돌아온 성과는 충북 도민이 두 손들어 환영해도 무방할 쾌거가 분명하다. 박경국 충북도 경제통상국장은 “TFT-LCD와 2차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 전용공장을 중심으로 오창단지에 도시바와 JSR이 들어서면 오창은 TFT-LCD산업의 집적지로 부상하는 셈”이라며 이번 외자유치의 성과가 갖는 의미를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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