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통로 ‘橋梁’을 찾아서’11 - 옥하리, 서문리 홍교
상태바
‘세상의 통로 ‘橋梁’을 찾아서’11 - 옥하리, 서문리 홍교
  • 충청리뷰
  • 승인 2003.05.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벽 역할 병사들 이동통로 동시 사용 ‘특이’, 서쪽으로 용머리, 동쪽에 용꼬리 조각

고흥군은 전남의 동남단에 삼면이 바다에 접하고 있는 유자의 고장이다. 북쪽은 보성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서쪽은 완도와 장흥. 동쪽으로는 순천만과 '자만을 사이에 두고 여수와 서로 마주하고 있다. 고흥이란 명칭을 사용한 시기는 고려후기부터 이며 행정구역이 등장한 고도시로서, 그 주변이 170여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반도이다.

고흥 옥하리 홍교는 고흥읍 옥하리와 서문리 여산 마을을 흐르고 있는 너비 8~9m의 고흥천 위 아래에 약 200m의 간격을 두고 2개가 있다.
먼저 서문다리를 보면 맨밑에 편단석을 설치한 뒤 27개의 직사각형돌을 규칙적으로 쌓아 반원형의 홍예를 이루었는데, 한줄은 1개의 장대석을 다른 한줄은 2개의 장대석을 붙여 차례로 짜올라 갔다. 홍예 주위로는 홍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잡석을 채우고 그 중앙에 잘 다듬어진 직사각형돌을 덮어 통행에 따른 가중을 지탱하게 했다. 홍예의 서쪽으로 용머리를 조각하여 돌출시켰으며 반대편 동쪽에 용꼬리를 조각하였다.

서문리에 있는 홍교는 조선 고적지도에 서문에서 남쪽으로 근접하여 위치하고 있는데, 수구홍교(水口虹橋)로 표기되어 있다. 또한 체성(體城)과 일직선상에 위치하고 있어 개울이 흘러가는 부분을 막은 수구로 판단된다. 서문리 홍교가 위치한 곳은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흐르는 고흥천의 여산마을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고흥천의 너비는 5m정도로 협소하고, 홍교와 근접한 상류쪽에는 이 마을의 공동빨래터가 있다. 이곳에 위치한 홍교의 규모는 높이 2.9m, 길이 5.3m, 너비 2.1m정도다.

홍예는 장방형으로 잘 다듬어진 석재 27단으로 양쪽 첫 번째 단인 홍예받침석을 제외하고 각 단마다 2매의 석재를 사용하여 반원형으로 축조하였으며, 그 위쪽으로는 장대석으로 4단을 쌓아올렸다. 그리고 홍예의 양쪽 측면은 부정형으로 활석을 이용하여 체성과 연결시켰다.
그리고 홍예의 내부 양쪽으로 2번째 단과 7번째 단에는 직경 15cm정도의 원구형태의 홈이 있고, 홍예의 바닥면에는 대형 板石形 석재가 2매가 놓여져 있는데, 이 석재의 상면에 자형으로 파진 홈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러한 시설은 나무나 다른 장대를 결구시켜 홍예 내부를 막았던 것으로 보인다. 홍예의 중앙 상부의 서쪽으로는 龍象이 개천의 상류를 바라보고 있으며 , 꼬리는 하류쪽을 향하고 있다. 용머리는 여의주를 물고 있으며, 꼬리부분은 물고기의 꼬리지느러미의 형상을 하고 있다.

옥하리 홍교는 행정구역상 고흥군 고흥읍 옥하리 235-12번지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복원.정비되어 있는데 높이 4.3m, 길이 7.4m, 너비 3m로 잘 다듬어진 장방형의 석재를 규칙적으로 쌓아 홍예를 이루고 있으며 서문다리보다 규모가 더 크다. 개울 바닥에 편마석을 깔고 그 위로 39개의 사각형돌을 차례로 맞추어 올라갔는데 쌓은 수법은 3개의 장대석을 연결하여 한줄로 하고 위아래가 서로 엇물리도록 배치하였는데, 석재의 장축은 불규칙적이다. 홍예의 바깥쪽으로는 장대석으로 쌓아 올렷고, 그 위에 미석을 놓고 여장을 축조하였다. 미석은 홍교의 남쪽 여장이 시설된 곳에만 5cm정도 밖으로 돌출되어 있다. 여장은 평여장으로 조성하였다. 홍예의 내부 중앙에는 용머리가 시설되어 있다. 그리고 홍예내부에 있는 직경 23cm정도 크기의 원구가 있으나 정연하지 않아 서문지(西門址)쪽에 있는 원구와 비교된다. 홍예석을 제외한 나머지 석재는 최근에 가공된 석재를 사용하였는데 잘 다듬어진 장방형의 석재를 사용하였고 미석(楣石)과 여장부분은 방형에 가까운 활석을 사용하였다.

홍예 주위로는 역시 잡석을 덮어 보호하고 있으며 홍예 바로 위에는 긴 장대석을 채우고 그 위로다시 잡석을 쌓아 올렸다. 이곳은 용머리를 홍예내부 중앙에서 돌출시켜 동쪽을 향하게 조각하였는데 눈망울이 뚜렷하며 입안에는 여의주를 머금고 있다. 2개의 홍교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으로 홍예의 좌우에 직경 23~24cm의 크기의 구멍을 뚫어 놓았는데 다리를 쌓으면서 나타낸 것인지 또는 완성후에 개울물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인지 확실치 않다. 한편 두군데 홍교의 정상부가 모두 현재의 도로 평면보다 훨씬 높게 되었는데 이는 흥양 읍성의 마치산과 옥하리를 연결하는 성벽의 역할과 병사들의 이동통로로 사용된 특이한 홍교임이 흥양 읍성의 고지도를 통해서도 알수 있다.

-청주건설박물관 손광섭 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