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것은 남고 가진 것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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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것은 남고 가진 것은 없어진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05.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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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여점의 문화재를 기증한 김연호 씨 국립청주박물관, 내달 15일까지 ‘김연호 기증 문화재 특별전’

‘김연호 기증문화재 특별전’이 지난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국립청주박물관은 90년이후 지난해까지 총 630여점의 문화재를 기증한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품은 석기류, 토기류, 도자기, 금속공예품, 회화류, 서지류, 민속품 등으로 그 종류와 수량이 방대하고, 각각의 유물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도 크다. 대부분의 유물이 남한강을 중심으로 한 충북 내륙지역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선사시대 문화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특히 초기청자의 대표적인 유물인 해무리굽완, 청자상감문잔 및 잔탁, 귀얄문장군을 비롯한 각종 분청사기, 백자병, 백자청화진사송학문항아리 등의 도자기류는 우리나라 도자문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귀증한 자료다. 또 동경, 청동대야, 동제완과 같이 고려·조선시대 금속공예품들은 기증자의 뛰어난 안목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강필주, 이근화의 회화작품은 비록 근대의 작품이기는 하나 고화의 전통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송시열 및 권상하의 서간은 이들이 충청지역에서 두루 자취를 남긴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남긴다. 이 밖에 자배기, 젓둑 등의 옹기와 동잔, 씨아 등의 각종 민속자료들은 우리민족의 심성이 담겨있는 문화유산이다.

김연호씨는 현재 제천시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천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까마득한 날의 흔적을 찾아서’, ‘삼천년의 복원’, 제천 역사 에세이집 ‘내토의 미’, 기행문집‘ 기다림의 지혜가 있는 땅’외 다수가 있고, 제천지방의 문화재에 대한 논문도 다수 발표했다.

김연호씨는 전시서문에서 “이번 유물들은 90년이후 1차 기증이후 제천지방을 중심으로 수집된 민속품들과 선사시대 유물들이다. 선사시대 유물을 수집하면서 만난 발화대석, 빗살무늬 토기편, 제천지방의 토민의 선조가 될수 있을지 모를 청동기인의 손자국이 남아있는 무문토기발 등을 접했을때 신선한 충격을 잊을 수 없다. 한점이라도 더 수집하기 위해 생활전반에 검소한 생활이 이어졌지만, 오히려 이러한 불편함속에서 얻어진 것들이 더 많았다. 내가 기증을 한 이유는 ‘준것은 남고, 가진 것은 없어진다’는 변함없이 들려오는 이성의 소리를 실천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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