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사들, 서울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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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인사들, 서울로 간 까닭은?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6.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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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의원 낙향 여부에 지역 정가 ‘촉각’

민주당 이재정의원의 낙향여부는 여전히 지역정가의 관심거리다.  지난 1일 안병을씨(전 괴산군의회의장) 등 괴산 진천 음성지역의 민주당  인사들이 단체로 상경, 이재정의원을 만났다. 장시간 계속된 자리에서 이의원은 이들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았다. 내년 총선에 대비, 자신의 고향인 이곳을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현재 전국구인 이의원은 민주당 신주류의 소
위 실세다. 그의 당내 위상이 커지면서 지난 대선 때도  잠시 충북 책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괴산 진천 음성은 민주당의 사고지구당이다. 장성 출신인 김진선 전위원장(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이 서해교전에서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그대로 방치돼 왔다. 지역 인사들이 이의원을 만나 결단을 촉구한 배경엔 다급함이 배여 있다.

내년 총선도 문제이지만 당장 10월 30일에 치러질 선거가 걱정되는 것이다. 이날 음성군수 보궐선거와 증평군수 선거가 한꺼번에 실시된다.  복합 선거구에서 두명의 자치단체장은 상당한 의미를 띤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할 리더가 절실했고,  오래전부터 이 지역의 적임자로 거론돼 왔던 이의원에게 아예 노골적인 구애를 보인 것이다. 이날 같이 상경했던 남봉현씨(전 민주당도지부 사무처장)에 따르면 이의원의  반응은 반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사무처장은 “만약 지역으로 내려올 생각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사실 1년이라는 기간은 복합선거구인 괴산 증평 진천 음성을 커버하기에 너무 촉박하다. 이의원이 확실한 언질은 안 했지만 관심은 많이 표명했다. 지역으로 내려 오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곳의 분위기를 여러 각도로 전달해 알아서 판단토록 했다. 집권당의 입장에선 오는 10월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의원이 내려오는 것외엔 뾰족한 묘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올라갔던 인사들은 조만간 재차 상경, 이의원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각 안하면 어차피 지역구 출마

진천이 고향인 이의원은 이곳 상산초등학교를 졸업함으로써 비록 취약하지만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연고를 갖추고 있다. 이의원은  지난 대선 때 다른 곳보다도  진천 음성지역을 자주 찾아 유세를 벌였다. 때문에 일부에선 이미 이 때부터 이곳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국구인 이의원은 입각하지 않는 한 어차피 역구 출마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그가 갖고 있는 연고지는 대략 세곳이다. 서울 송파,  구로구와 충북이다. 송파는 15년째 거주한 것이 연고이고, 구로엔 자신이 총장으로 재직한 성공회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노무현정권의 첫 조각에서 교육부총리로 추천되기도 했던 이의원은 여전히  입각 대상 영순위다. 최근 윤덕홍교육부총리가 여론에 시달리면서 이의원의 입각 가능성이 재차 점쳐지고 있다.

이의원의 충북 입성을 바라는 여론은 신당 추진과 관련해서도 제기됐다. 신당의 충북간판을 맡아야 내년 총선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주장을 가장 강력하게 피력하는 사람은 김기영씨(전 민주당 청원군지구당위원장)다. 그는 “만약 신당이 계획대로 성사된다면 충북에서도 개혁성향이 확실한 인물이 대표주자로 나서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적임자를 찾기가 어렵다.

이재정의원이 충북에서 지역구를 맡는다면 아마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항상 가능성을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는 정치력에 걸맞는 보스기질도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당선 가능성 예측 불허가 발목잡아

그러나 이의원이 지역에 내려 오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우택의원과의 대결이다. 3선을 바라보는  정의원의 경쟁력이 이의원으로선 마음에  걸릴 수밖에없다.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한 쉽게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  만약 충북에서 지역구를 맡았다가 내년 총선에서 낙선이라도 하게 되면 그의 정치력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정우택의원과는 경기고 10여년 선후배간으로 친분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지금으로선 이긴다고  장담 못한다. 비록 중앙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괴산 진천 음성이 농촌지역이다 보니 앞으로 얼굴 알리기도 힘들 것이다. 당선 가능성을 점치기란 녹록치 않다. 아마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재정과 정우택의 관계를 아주 색다른 각도로 해석한다. 이의원이 낙향설로 정의원을 압박할 경우 정의원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략적 차원의 발상이다. 자민련의 정의원은 오래전부터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탈당설에 휘말렸는데 지금도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서로 자기 식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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