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닭의 포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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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닭의 포란이...
  • 김태종
  • 승인 2008.04.15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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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생각, 즈믄다섯온 예순 일곱.
생명은 그 생명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그것은 씨앗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나며
씨앗을 지키기 위해 다시 껍질을 만드는
일련의 작업을 해 나갑니다.

사람의 삶에서도 이와 같은 일은 일어나는데
이념이나 종교가 문화나 가치관의 내용이라면
그것을 감싸는 껍질로 교리나 논리체계가 껍질일 터,

그런데 생명의 세계에서
씨앗을 지배하거나 영원히 가두는 껍질은 없는데
사람의 세계에서는
교리나 논리체계가 그 내용인 종교나 이념을 지배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이 모순된 상황은
형식을 삶의 도구로 사용하는 이들에 의해
보다 강화되고, 그러면서 형식이 권위를 형성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여기서 인간의 부자유와, 비극적 상황이 생겨나게 됩니다.

껍질을 깨트려 새 생명을 꺼내려는 닭의 포란행위가
더없이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아침에 떠오르는
어린 날 본
우리 집 닭의 둥우리에서
스무 하루 동안 거의 먹지도 않고 알을 품던
암탉의 거룩한 몸짓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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