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수 선거
“멍석 깔았는데 인물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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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수 선거
“멍석 깔았는데 인물이 없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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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난 여론에 외부 영입설의 속내
제 3의 인물 부각 전혀 배제 못해

오는 8월 30일 독립 자치단체로 출범하는 증평군의 초대 군수에 대한 기대감은 클수 밖에 없다. 독립 군(郡)에 이르기까지 난산(難産)의 과정이 오히려 초대 군수의 이미지와 중량감을 높이는 것이다. 증평군수 선거는 10월 30일에 치러진다. 이미 후보자들이 부각됐고, 일부는 사무실을 차리는 등 본격 선거전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유명호 한현태 최재옥씨 등 전.현직도의원과 김봉희증평농협조합장, 연제원 괴산군건설과장, 연규천 전 경찰간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인구 3만여명의 초미니 지자체이다보니 이들 출마예상자들이 엮어내는 갖가지 얘기들이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인물난을 자책하는 목소리와 함께 아예 마땅한 후보를 밖으로부터 맞아들이자는 소위 ‘영입론’이 주민들 사이에 회자되는 것이다.

탤런트도 후보군으로 거론돼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이 막상 주민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본인들이야 나름대로 경력을 앞세워 초대군수를 바라겠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선 솔직히 이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못 보낸다. 이미 검증된 인사들이고 참신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분위기다. 오죽하면 밖에서 군수감을 찾자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당사자들한텐 미안한 얘기지만 왜 이런 여론이 양산되는지 한번 깊게 생각해 볼 일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때 외부인사 영입론이 확산되면서 일부 출향인사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두환 한국화장품 회장과 신현웅 전 문광부차관 등이다. 김두환회장은 이곳 출향인사중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고, 신현웅 전차관은 한 때 청와대에도 근무했던 실력통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들은 주변의 천거 움직임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과거 증평출장소장을 지낸 유의재 전 충북도행정부지사도 외부 인사 영입 케이스로 지목되고 있다. 유 전부지사의 경우 증평출장소 재직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K씨 등이 여론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외부영입설과 연관되지는 않지만 증평출신의 인기탤런트 송기윤씨와 오지명씨도 잠정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된다. 이중 송기윤씨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이번은 아니더라도 차기쯤엔 한번 생각해 볼 참”이라며 의중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청주 사직동에서 찜질방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의 많은 행사와 애경사를 챙겨 이미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주변에선 제 3의 인물이 다크호스로 부각될 개연성을 전혀 무시하지 않는 분위기다.

명분이 지방자치인데 외부영입 말도 안돼

그러나 외부 영입론은 지금으로선 찻잔속의 미풍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당선을 보장할 수 없는데다 지방자치의 기본을 퇴색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의사를 밝힌후 현재 지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한현태 전도의원은 이런 의견을 밝혔다. “인물난이라고 하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나 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름대로 소신과 식견을 갖고 출마하려고 한다. 단지 고향이라고 해서 거의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내려오는게 더 문제다. 참신성이 없다는 말도 그렇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하려면 사회적 활동은 필수이고 그렇다보니 많이 알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것 때문에 이미 자질이 검증됐고, 참신성이 없다고 매도해 버린다면 지방자치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우리 지역을 봐도 지방의원 출신으로 자치단체장을 성공리에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엄태영제천시장 김경회진천군수 박종기보은군수 등이 대표적이다. 어렵게 독립군을 성사시킨 마당에 외부 인사에게 초대군수를 맡긴다는게 말이나 되느냐.” 역시 출마의 뜻을 밝힌 연제원괴산군건설과장도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불필요하게 확산된 측면이 있다”며 외부영입론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용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참신하고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해 천거하자는 여론이 지역에 나도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보다는 다소 누그러지는 추세여도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이 근본적으로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공감대는 여전하다. 나 역시 좀 더 참신한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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