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떠난 ‘眞露’, 공장설립 ‘進路’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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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떠난 ‘眞露’, 공장설립 ‘進路’ 불투명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7.11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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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후 괴산우선투자 약속 불구, 투자계획은 ‘전무’

진정 진로는 괴산에서 애물단지였나. 진로가 괴산지방산업단지의 부지를 11년만에 보상받고 떠나자 괴산군과 충북도, 진로측이 모두 아쉽다는 반응이지만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진로의 괴산철수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들, 그리고 진로의 ‘進路’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주

진로측 “땅 뺏겼다” 주장

 “팔았다구요. 아닙니다. 뺏긴거지요. 수용당한 거라구요” 진로의 양대하 차장은 괴산지방산업단지의 자사부지가 팔렸다는 표현 자체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양차장은 “국방부가 학생군사학교 부지로 우리 땅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고, 괴산군이 양해를 구해와 어쩔 수 없이 동의한 것”이라면서 “지장물등 일부에 대해서는 보상가에 대해 이의신청을 내둔 상태”라고 말했다.

 

   
▲ 부도로 11년간이나 공장착공을 하지 못한 진로가 결국 괴산산업단지 부지에서 손을 뗐다. 사진은 진로괴산공장 신축부지 전경.
진로는 최근 한국토지공사로부터 보상가 195억원을 받았으며, 이중 191억원은 출금하고 나머지 4억원은 이의신청에 포함돼 있어 찾아가지 않고 있다. 진로측은 자못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이곳에 투입된 비용이 토지구입 38억원, 임야토목공사 183억원, 건설이자 32억원 등 총 34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340억원이나 들여 관정까지 파놓았는데 195억원만 받고 쫓겨났는데도 ‘먹튀(먹고 튄다)’라는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것이다.

 충북도나 괴산군의 입장도 진로의 입장에 ‘프렌들리’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진로가 괴산으로 간 목적은 물이 좋기 때문이다”라면서 “부도난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맥주 콘서시엄이 승계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 우선적으로 마케팅에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괴산군 관계자도 “진로는 부도난 것이고, 막대한 비용으로 인수해서 엄청난 비용을 컨소시엄에서 조달한 것. 새로운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면서 “군민들의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10년 넘게 방치돼 있고 앞으로도 투자여부가 불확실했다”고 밝혔다.

말로만 공사재개 약속, 결국 무산

 그러나 문제는 진로나 괴산군이 최근 2~3년간 진로의 괴산산업단지를 개발할 것처럼 여론을 통해 호도했다는 점이다. 진로는 지난 1994년 12월 충북도의 지방산업단지 지정을 받아 괴산읍 대덕리 산16-1 일원  32만327㎡(9만6898평)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1996년 10월 착공했다. 그러나 단지 조성을 위한 절토.성토공사와 외부관로 공사 등 기초공사를 완료했으나 1997년 5월 부도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하이트컨소시엄에서 인수한 뒤인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일부 언론에서는 괴산산업단지가 공영개발등으로 개발되고, 마치 진로가 금방이라도 투자할 것처럼 보도됐다. 2005년 6월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애초부터 괴산공장 설립 계획이 없었지만 공사재개 독촉을 무마하기 위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6년 3월에는 송교도 관리이사 외 3명이 괴산군청을 방문, 4월 초 공사에 착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에도 2006년 11월 괴산군은 하이트맥주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2007년 3월까지 공사를 재개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그러나 괴산군이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트맥주측이 차일피일 미루는 형국으로 변질됐으며, 결국 학생종합학교 부지로 포함된 것이다.  이에 대해 진로측은 “그것은 임원이 한 얘기고, 회사차원의 계획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괴산군측도 “언론이 앞서간 것”이라고 밝혔다. 진로측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며 사업부진으로 압박을 받고 있던 충북도나 괴산군의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푼 격’이 된 것이다.

괴산공장 추후설립 불투명

 충북도와 괴산군, 진로측은 괴산철수 이후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진로측의 말대로 2000억원대의 투자가 이뤄지는 대규모 공장증설이 11년이나 지난 다음에 무위로 그칠 경우 기업유치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는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따라 괴산군과 진로측은 ‘앞으로 공장을 추가할 경우 괴산군에 하겠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주고 받았다. 충북도측은 군과 진로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해 이들간의 약속을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진로측은 거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진로측은 “투자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에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할 수는 없는 일”면서 “계획도 세워지지 않는데 투자하겠다고 하면 주민들에게 거짓말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진로는 앞으로 여건이 좋아질 경우 증류식 소주공장을 신축해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이에따라 ‘眞露’의 ‘進路’에 따라 앞으로 괴산군민이나 충북도민들의 ‘震怒’가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괴산군 관계자는 “회사가 먼저 정상화 되고, 추가투자를 할 경우 괴산에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군민의 입장에서는 서운함이 많겠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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