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싱싱나라 강대선사장
골리앗 턱밑에서 개업… 당찬 다윗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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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싱싱나라 강대선사장
골리앗 턱밑에서 개업… 당찬 다윗의 도전
  • 임철의 기자
  • 승인 2003.07.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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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물류센터 분평점 앞에서 ‘정공법’ 영업
충북대 영문과 출신… “맛 승부로 자신한다”

강대선씨(40)는 속담 그대로 호랑이를 잡으려고 호랑이 굴에 제 발로 찾아 들어간 사람이다. 강 씨는 분평동에 서녀평 남짓한 ‘싱싱과일나라’라는 작은 과일가게를 지난 6월 29일 열었다.

그런데 그가 과일가게를 차린 곳이 여간 맹랑하지 않다. 농산물유통에 관한 한 그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가 대단하고 자본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농협물류센터(분평점)의 바로 턱 밑이었다.

그는 왜 많고 많은 입지 중에서 호랑이 굴 앞을 장소로 택했을까?
“농협물류센터 같은 시설은 사람의 발길을 끄는 대표적인 집객시설 아닙니까. 저는 이 사람들을 앉아서 잠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고른 겁니다. 그렇게 생각 안 하십니까?”
강씨의 답변은 도전적이었다. “모든 품목이 마찬가지지만 과일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차려야 손님들이 많이 와요. 그 다음에는 이 곳에서 파는 과일은 늘 맛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고요. 이런 점에서 저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강씨는 충북대 영문과(82학번)를 나온 소위 ‘먹물’이다. 강씨는 졸업후 10년간 보험회사에 다녔다. 그러나 그는 IMF를 계기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구조조정의 위기감속에서 ‘언제까지 봉급생활자에 머물 것인갗하는 회의가 엄습해 온 때문이다.
“약 1년간 숱한 고민을 하다가 99년 5월 분평동 원마루 시장내에 ‘분평 싱싱청과’를 냈습니다. 제 아내의 친구 어머니께서 과일 중매인을 하시는데 그곳에서 한달 가량 현장공부도 마쳤습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일대전환을 감행한 것이지요.”

그 때를 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대학까지 나와서 과일장사를 해야만 하나…’하는 생각이 한동안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그때 저는 눈높이를 완전히 낮췄습니다. 과거의 저는 잊어버리려 애썼습니다. 친구도 ‘과일장사를 하려면 먹물은 완전히 빼라’고 조언해줬습니다. 고정관념을 버리라는 충고였지요.”
강 씨는 과일장사를 하다보니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쌓았다고 한다. “과일은 진열, 즉 디스플레이가 중요합니다. 맛이 엇비슷하다면 그 다음부터는 고객의 눈길을 누가 더 많이 끄느냐가 장사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관건이 되는 겁니다. ‘아 저 과일 참 탐스럽네’하는 마음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면 절반은 성공한 겁니다.”
강씨는 “과일장사를 5년 정도 하니까 철마다 과일의 구매경로를 확실하게 구축하게 됐다”며 “어느 때 어느 곳의 과일이 맛있는지를 이젠 앉아서 꿰뚫는다”고 말했다.

“농협물류센터 분평점의 입점을 전후해 재래시장 상인들이 동요하며 한동안 시끄러웠지만 저는 역발상을 했습니다. 집사람에게는 원마루 시장내 청과상을 맡기고 저는 물류센터앞에서 또다른 점포를 개설, 하루 150만∼200만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습니다.”
강 씨는 “남들이 다 어렵다는 때 나는 오히려 사업을 확장했다”며 “초창기에는 고객확보를 위해 마진폭을 적게 잡았지만 앞으로는 수익도 고려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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