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양길승부속실장의 청주  K 클럽 출입장면이 녹화된 필름이 SBS방송을 통해 방영되자 제보자 신원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중앙일간지의 폭로기사가 충청리뷰·오마이충북의 단독보도 이후 20여일이 지난 시점에 새롭게 불거졌다는 점 때문에 정치적 '음모론'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음모론의 공간적 배경은 청와대와 청주지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청와대 내부의 알력다툼이 이미 구두경고 조치로 종결된 사안을 뒤늦게 중앙일간지에 제보해 양실장 퇴진까지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청주지역의 음모론은 지역 정당인들의 갈등, 경쟁 유흥업소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쪽에서 양실장의 방문과 접대사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SBS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익명의 제보자가 '양실장의 비디오테이프를 갖고 있다'는 전화를 했고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  본보 취재진은 지난 6일 양실장의 청주방문 사실을 익명제보한 당사자와 비디오 테이프 제작자를 동일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제보자는 전화통화에서 "충청리뷰를 믿고 한 군데만 제보하는 것이니 꼭 취재보도해 달라"며 수차례 보도여부를 확인했다. 또한 지난달 30일 한국일보 보도직후 순수 민간방송인 SBS를 선택해 테이프를 제공한 점 등으로 미루어 언론매체의 성격과 보도속성을 꿰뚫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또한 취재 당시 지역의 정보기관과 일부 언론사에서도 양실장의 청주방문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취재진은 제보자의 신원에 대해 세가지 가능성을 두고 있다. 우선  민주당도지부에 관련된 당직자일 가능성이 높다. 양실장의 2차 모임 장소인 K클럽 이동사실을 미리 파악해 잠복촬영한 점 등은 민주당 내부 관계자 이거나 관계자의 조력을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충청리뷰 오마이충북 취재당시 양실장을 초대했던 민주당도지부 오모씨 등은 "양실장은 나와 인간적인 관계에서 사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대부분의 당직자들도 모르고 있다. 만약 언론에 보도되면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당직자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내부갈등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청주 성인나이트클럽의 대형화 추세에 후발업체인 K클럽이 독주를 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경쟁 유흥업소측의 치밀한 '작품'일 수 있다는 것. 본보 취재결과 K클럽은 지난해 10월 개점이후 6개월간 카드매출액만 1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K클럽의 '싹쓸이'가 계속되자 하복대지역 맞은편에 위치한 선발 경쟁업소는 상호를 바꾸고 중년나이트로 컨셉을 바꾸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K클럽 자체적으로 촬영한 테이프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다. 이는  K클럽 내부촬영까지 시도한 점, 3차 포장마차 동행촬영 등 K클럽 이후 행적이 고스란히 추적됐다는 점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굿모닝시티 윤창렬 개인사무실의 비디오 촬영설 등과 같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내부 '음모론'이 또다시 불거지자 비디오테이프 제보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할 뜻을 밝혔다. 이에따라 지역 정보·수사기관에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