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공갈 피해자인가 교사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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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공갈 피해자인가 교사범인가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3.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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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볼링장 매각시 8400만원 리베이트 받도록 주선혐의
검찰 ‘증인출석 관계로 불러 소환조사 아니다’ 부인

이원호씨(50)가 지난 6월 갈취 교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가 바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이씨 주변인물로부터 그가 검찰 간부의 비호로 풀려났다는 사실을 제보받고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12일자 신문기사를 통해 밝혔다. 특히 공갈갈취를 교사한 상대가 바로 이씨로부터 살인교사 협박범으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고있는 김모씨(35)로 밝혀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청주지검 김도훈검사는 지난 2월 이씨를 협박해 3000여만원을 뜯어낸 김모씨를 폭력혐의(공갈갈취)로 구속하고 달아난 살인피의자 조모씨를 기소중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89년 조직폭력배 배모씨 살인혐의로 복역했던 조씨는 지난 99년 9월 출소직후 같은 조직원 김모씨와 ㄹ관광호텔로 이씨를 찾아가 “당신 때문에 10년간 감방생활을 했다. 당신이 시켜서 한 일 아니냐, 고생하고 나왔으면 보답해야 할 것 아니냐”며 금품을 요구했다.

이들의 협박이 계속되자 지난 2000년 5월 호텔 커피숍에서 조·김씨가 속한 ‘신대명사파’ 보스격인 김모, 손모씨가 이씨로부터 3000만원을 대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8월에는 신대명사파 고문으로 알려진 손모씨가 이씨로부터 500만원을 뜯어냈다는 것.

한편 김모씨에 대한 공소사실 가운데는 이씨가 소유하고 있던 J볼링장을 매입한 홍모씨에게 84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포함됐다. 지난 ?년 이씨는 자신에 대한 살인교사 협박을 하던 김·조씨 두사람에게 ‘J볼링장을 팔아주면 수고비로 1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 이에따라 원매자를 찾아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잔금납부 기한을 지키지 못해 본계약이 미뤄지게 됐다는 것.

이때 이씨와 인척관계인 남모씨가 나타나 ‘즉시 계약할 원매자를 구했다’며 개입했고 실제로 홍모씨와 거래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홍씨가 신용상의 문제로 대출알선에 문제가 생기자 남씨 앞으로 명의신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홍씨와 남씨간에는 명의신탁의 진위여부를 놓고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다 된 밥에 코빠트리게 된’ 김·조씨는 이원호씨에게 항의했고 이씨는 남·홍씨 등의 연락처를 알려주며 ‘볼링장을 사게 될 사람들에게 받으라’고 떠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남·홍씨는 가계약을 깨고 새로운 정식계약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조씨가 1억원을 요구하자 8400만원을 건네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씨가 남·홍씨에게 돈을 받도록 사주한 부분이 공갈갈취 교사혐의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공갈범으로 고소한 상대가 다시 공갈교사의 종범이 되는 상황이 벌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살인피의자였던 조씨와 조직원들의 도피했다는 이유로 김씨만을 공갈혐의로 구속한채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내사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씨의 재판과정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채택된 이씨는 계속 출석을 거부했다. 변론기일이 턱에 찬 담당검사가 이씨 측근에게 “법정출석하지 않으면 기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6월 20일 증언대에 선 이씨는 공판후 담당검사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담당검사가 이씨의 갈취교사 또는 살인교사 혐의점에 대해 조사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수사팀은 갈취 교사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이씨에 대한 구속 의견을 청주지검 수뇌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추승엽 차장검사는“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당시 이씨가 소환되었다면 별건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문제 때문일 것”이라며 “주임 검사를 통해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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