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가 제보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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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가 제보를 불렀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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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길 사태로 본 인터넷 언론
속보성에서 대안언론으로 자리매김… 쌍방향 교감 통해 관심 촉발

 양길승 사태는 인터넷언론의 위력을 실감케한 확실한 계기가 됐다. 충청리뷰가 운영하는 인테넷신문 오마이충북은 이번 파문에 대한 실시간의 속보를 계속 올림으로써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양길승 파문 이전만 해도 오마이충북의 전체 조회수는 하루 평균 6000~7000건에 머물렀으나 이후 2만건 정도로 급상승한 것이다. 지방에서 벌어지는 일이 시차없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것을 실감한 계기였다. 지난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오마이충북이 특정 사안과 관련 속보경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언론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쌍방향의 언로가 가능하다는 것. 오마이충북은 이런 기능을 통해 지금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된 다양한 제보를 접할 수 있었다. 한국일보에 관련기사가 1면 톱으로 게재되고 SBS에 몰카 비디오가 방영된 후 이 내용을 처음 단독보도한 충청리뷰엔 전국 언론사로부터 문의전화와 방문자가 쇄도했다.

한 기자는 하룻동안 무려 50여통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이 와중에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오마이충북 기사를 본 네티즌들의 각종 제보도 잇따랐다. 그동안 소문에 그치던 키스나이트클럽 지분관계가 제보에 의해 상세하게 보도됐으며 당초 파문의 진앙지였던 이원호씨의 인맥관계에 대한 제보도 속출했다. 한 제보자는 “그동안 들은 얘기는 많지만 직접 확인한 것은 없다. 단 한건이라도 사실확인을 거쳐 인터넷 신문에 올리면 아마 후속 제보가 터져 나올 것이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기사게재가 곧바로 제보로 이어져
이원호씨측이 충청리뷰의 기사무마를 위해 제 3자를 통해 500만원을 전달하려 했다는 내용도 인터넷언론의 속보성과 쌍방향성이 합작으로 이루어낸 작품이다. 당초 지난 8월 6일 이와 관련된 소식을 처음 접한 충청리뷰는 기초취재를 거쳐 정황이 인정되자 관련 내용을 즉각 오마이충북에 올렸다. 이는 곧바로 네티즌과 다른 언론사를 자극했고, 배달사고에 따른 구체적 내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처음 기사를 올린지 채 한시간도 안돼 세세한 내용이 전해졌고 오마이충북은 이를 근거로 문제의 기사를 수정보완하게 됐다. 양길승씨의 2차 술자리에 참석, 구설수에 오른 노대통령 친구 정화삼씨의 이날 골프 동반자 역시 인터넷 언론 때문에확인이 가능했다. 당초엔 동반자 3명중 한명인 지역신문사 사장만이 확인돼 비실명으로 1보를 올린 것인데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한 제보가 즉각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오마이충북은 이 사안이 사태의 본질에서 동떨어진 것으로 판단, 추가로 기사화하지는 않았다.

 충청리뷰는 이번 사태에 대한 다른 언론사 보도도 출처를 밝혀 게재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이처럼 단일 사안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배치할 수 있는 것도 인터넷언론이기에 가능했다. 한 관계자는 “아이러니 하게도 양길승씨가 충북지역의 인터넷 언론을 활성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동안 몇몇 인터넷 매체가 운영돼 왔지만 이번처럼 그 위상을 확실히 각인시킨 전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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