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에 가로막힌 정지용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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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에 가로막힌 정지용 ‘향수’
  • 충청리뷰
  • 승인 200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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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 작품의 인터넷 게재를 놓고 옥천군과 유족 사이에 저작권 시비가 벌어졌다. 옥천군은 지난 7월 군비 2000만원을 들여 ‘정지용사이버문학관(www.jiyong.or.kr)’을 개설했다. 하지만 최근 (사)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와 정 시인의 아들 구관씨(78)측에서 “저작권을 협회에 위임한 상황에서 옥천군이 사전동의없이 작품을 무단복제해 쓰는 것은 불법”이라며 작품삭제를 요청했다는 것.

옥천군은 지난 97년부터 정지용 시인의 작품을 군청 홈페이지 문화관광과 방에 올리기 시작, 정지용사이버문학관을 개설하면서 227편의 시와 산문을 수록하게 됐다. 군은 연차적으로 외국어로 작품을 번역해 세계적인 홍보강화 계획까지 세웠으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옥천군측은 “군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지용제’ 등 각종 추모사업을 펴고 있으며 사이버문학관은 정 시인의 작품세계를 인터넷을 통해 널리 홍보하고 옥천군을 알리는 창구가 됐다”며 유족들의 작품 삭제요청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유족들 입장에선 정지용시인에 대한 옥천군의 사랑 때문이라도 작품게재를 허용하고 싶을 테지만, 이미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에 고인의 저작권을 위임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입장일 것이다. 비영리적인 순수한 뜻이 상업적 권리 때문에 떠밀려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한편 옥천군은 (사)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의 시정지시에 따라 지난 8일 사이버문학관에 실린 정 시인 작품들을 일단 삭제한 뒤 유족들과 대표작품 및 목록수준의 게재여부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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