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게이트 폭로 배경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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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게이트 폭로 배경은 무엇인가
  • 충청리뷰
  • 승인 200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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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부장검사의 거듭된 수사압력에 내부폭발
내부고발 검사 위해 외부서 힘 실어줘야
 청주지검의 양 전 실장 수사이후 의혹과 설로만 나돌던 ‘이원호 게이트’가 보름만에 실체를 드러냈다. 소장검사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이원호 게이트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비공개 양심선언의 주인공인 김도훈 검사(38)는 음성 출신이며 청주에서 고교를 졸업했다. 청주지검 특수부에 근무하며 연고에 얽매이지 않는 강직한 검사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양 전 실장 사건 수사전담팀이 꾸려지고 이씨와 검찰유착설이 확산되자 밤잠을 못이룰 정도로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김 검사는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89년 조직폭력배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씨를 소환해 이원호씨의 관련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받았다. 이미 살인죄로 10년형의 복역을 마친 김씨는 조직보스로부터 살인지시를 받은 배후관계를 순순히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살인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에 대해 선배검사가 발목을 잡았다. 검찰의 조직구조상 상명하복의 지휘라인을 거슬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히려 이원호씨에게 살인교사 폭로협박을 한 두 사람을 공갈갈취 혐의로 구속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씨는 고소인 1차 진술조서를 받은 이후 김검사의 추가 소환도 거부했고 재판과정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법정출석도 하지 않았다.

 

변론기일이 턱에 찬 상황에서 김검사는 이씨 측근에게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기소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는 것. 당시 김검사는 이씨를 일단 J볼링장 매각과정의 갈취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부장검사라는 벽을 넘지 못했고 충북지방경찰청을 통한 K나이트클럽 수사마저도 지연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양 전 실장 수사전담팀을 구성하면서 이씨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김검사가 제외됐다. 여기에 한국일보가 지난 7월 31일 양 전 실장 향응접대를 1면 톱기사로 보도하자 취재기자와 청주 C고 동문이라는 학연 등으로 지검안의 내부제보자로 지목받는등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여기에 이씨와 청주지검 유착설이 언론에 연속보도되자 김검사를 빗댄 ‘C고 커넥션’이란 말이 나돌기 시작했고 중압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지검은 검찰비호설 여론으로 궁지에 몰리자 지난 14일 이씨를 긴급체포하며 위기돌파를 모색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김검사는 이씨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위해 K부장검사의 전횡을 공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현직 검사의 검찰 내부고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김검사의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모든 전후관계가 밝혀진 이상 대검의 광범위한 감찰과 함께 김검사가 이씨 사건을 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조직내부에서 곤경에 처할 수도 있는 김검사를 위해 외부에서 격려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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