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눈과 귀를 막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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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눈과 귀를 막지마라’
  • 이승동
  • 승인 2008.12.31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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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전국언론노조 무기한 파업 돌입
도내에서도 충청리뷰·옥천신문등 참여

 

최저기온 영하 8.5도를 기록했던 지난 26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은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안 처리에 반발, 무기한 총파업의 출정식을 갖기 위해 운집한 전국언론노동조합원 소속 3000여명의 열기로 그 추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자리에는 MBC, SBS, CBS, EBS, 한겨레, 경향신문 등 중앙언론과 풀뿌리지부 산하 충청리뷰, 옥천신문 회원들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들이 자리했다. 그들의 함성으로 그곳 주변일대는 혼란스러웠지만 시민들의 협

   
▲ 언론노조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총파업결의대회에서 조·중·동 방송은 국가재앙 방송이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도 이루어져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7대악법’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언론노조 3000여명 운집      
오후 2시. 출정식이 시작되면서 총파업을 이끌고 있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혹한과 매서운 바람을 뚫고 정부의 언론장악 의지를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외치면서 “우린 국민들의 목소리를 바르게 내기 위해 반드시 이를 저지할 것이다.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이다. 목숨 걸고 지켜내자”라며, 노조원들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강행하려는 언론 7대 악법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언론장악을 통한 장기집권 음모라면서, 어떤 탄압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반드시 이를 저지할 것이다.

일당독재와 장기집권을 위한 술책인 ‘언론장악 7대 악법’이 날치기 통과된다면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의 피땀으로 일궈 온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조원 3000여명은 미리 공개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언론 7대장악법을 국회에 상정하면 안된다. 포기해라. 언론노동자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문자를 일제히 보내기도 했다.

언론 악법은 제2의 ‘유신헌법’
이날 출정식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정범구 민주당 대회협력위원장,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장이 참석해 지지 발언자로 나섰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7대 언론악법은 국민의 눈, 귀를 틀어막고 대한민국 언론을 재벌에게 넘겨 재벌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오만한 생각”이라며 “오만불손한 한나라당의 버릇을 이번 기회에 고쳐놓겠다. 국회에서 7대 언론악법 공장이 가동되지 않도록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유신정권이 가장 먼저 장악했던 것도 방송이었다. 7대 악법에 숨겨진 한라라당의 목표는 정권의 연장, 장기집권의 음모”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언론장악을 추진한다면 이 정부도 정권퇴진 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범구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은 “민주당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언론 7대 악법을 막겠다는 의지를 전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정 위원장은 “70여 명의 의원들이 주요 3개 상임위를 점거하고 있지만 수적으로 열세에 있다”며 “29일 새벽이 고비이기 때문에 언론인들의 지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장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올랐다. 백소장은 “아침에 아내가 ‘언론7대 악법’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제2의 유신헌법이다”라고 말했다며“질풍노도 역사의 현장에 목숨을 거는데 자신도 앞장 서겠다”고 호통 쳤다.

백소장의 발언이 끝나자 예상치 못했던 지지발언자들이 무대에 섰다. 바로 ‘일제고사’ 대신‘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파면 및 해임당한 교사들이었다.

김윤주 교사는 발언에서“눈 먼 도시, 입 막힌 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교육은 싫다. 살맛나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복직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총파업 선봉에 선 방송사 노조위원장들이 함께 발언하는 자리에서 박성제 MBC 본부장은 “1년 전에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뒤 수 십 번도 넘게 집회를 했다”면서 “이곳에는 KBS 동지들이 없다. KBS를 믿는다”면서 KBS의 불참석을 아쉬워했다.

또 노종면 YTN 지부장은 “강하게 보이려고 빵모자를 쓰고 왔다. 조합원들이 나보고 테러리스트 같다고 했다. 제2의 유신헌법을 막을 수만 있다면 테러리스트가 되겠다” 고 투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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