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된 청남대 관광,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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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화된 청남대 관광, 달라질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08.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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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개방시 “화장실·휴식시설 없어 불편” 여론
관리사업소 “의자와 화장실 설치하고 현장판매 50% 신설”

청남대가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22∼7월 15일까지 1단계 개방을 마치고 지난 16일 2단계 개방을 시작했다. 2단계가 되면서 달라진 것은 유료관광으로 전환했다는 점, 청남대 관광명소화 중장기발전계획이 전문기관에 용역 발주될 예정이어서 청남대에 관한 마스터플랜이 마련된다는 점 등이다. 이에 따라 방문객들은 현재 어른 5000원, 청소년·군경 4000원, 어린이·노인 3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 단체 30인 이상일 경우는 각각 1000원씩 할인된다.

1단계 개방 기간인 73일 동안 청남대를 방문한 관람객은 1일 평균 800명씩 총 5만84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도는 이 기간 동안 충북의 관광홍보 및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연계관광을 통해 충북지역 관광지 활성화 기여, 문의지역 방문객 증가 및 인지도 상승, 지역주민 고용창출 등을 수확으로 꼽고 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잘 가꾸어진 나무와 꽃 등 아름다운 자연에 특히 환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예약 불편 여론 많아

그러나 일반차량 출입통제로 차량방문객이 감소하자 과일판매상들이 불만을 토로했고, 개방전에는 제2문까지 일반차량이 출입할 수 있었으나 개방 후 차량통제구간이 확대되자 역시 승차방문객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인터넷 예약 시스템도 노인층과 문의지역 주민들에게 상당히 불만을 샀던 부분이다.

100% 인터넷 예약으로 관람객 접수를 받자 문의주민들은 “미리 와서 기다려야 문의에서 밥도 먹고 쇼핑도 할텐데 그게 안된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충북도에 현장판매를 병행할 것을 요구했다. 당초 도에서는 왔다 돌아가는 사람들 때문에 안된다며 인터넷 예약을 고집했으나 현재는 현장판매 50%, 인터넷 예약 50%로 절충안을 마련한 상태다.

그 외에도 예약시스템 운영서버 용량부족으로 원활한 인터넷 예약이 곤란했던 점, 소수 여행업체가 다수 좌석을 확보하는 바람에 개별 관람객 예약이 불편했던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 인터넷 예약 개시 20여분전부터 접속량이 폭증해 최소 20∼30회 정도 접속을 시도해야 겨우 한 번 성공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문객들은 오각정과 양어장 등의관람을 제한하고 관광안내원들이 학생들을 인솔하듯이 안내한 점, 화장실과 휴식공간 부족 등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대구에서 왔다는 김순희씨(49·주부)는 “노인을 모시고 왔는데 중간에 쉴 만한 의자가 없어 고생했다. 그렇다고 나무 그늘이 많은가. 음료수를 살 만한 데도 관리소 앞 밖에 없어 갈증을 참아야 했고, 화장실 역시 찾기가 힘들었다”며 편의시설을 대폭 늘려 이런 불편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연간 입장료 수입 12억여원 예상

이에 대해 안중기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화장실과 휴식공간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야외용 화장실과 이동식 화장실을 군데 군데 배치하고, 그늘집과 초가정·양어장 주변에 의자를 설치하는 한편 간단한 음식물을 허용했으며 제한적으로 흡연구역을 지정했다는 것. 또 관광안내원들이 인솔하는 것도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게 바꾸고, 시설보호 우선이었던 정책을 관람객 편의 확대에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리사업소측은 연간 입장료 수입으로 12억86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상반기 입장객 5만여명을 분석·산출한 1인당 평균 입장료로 하절기에 9억여원, 동절기에 3억여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1인당 입장료를 2000원으로 예상했을 때보다는 수입이 올랐으나, 사업소 관리인원 인건비와 시설 유지·보수비까지 합치면 얼마나 남을지가 관건이다.

1차 개방 당시 청주경실련 이두영 처장은 “자칫하면 충북도의 조직만 확대하고 실질적인 수입구조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주민들의 기대감은 크고, 주민소득과 연계되는 관광명소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청남대가 열리고 도민들이 가장 크게 우려한 것도 청남대가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아무리 좋은 관광지라고 하더라도 자치단체에 금전적 부담을 안겨줄 경우 어떤 결과가 올지 뻔하기 때문이다.

주변 관광지 개발 시급한 과제

지난 5일 낮 12시부터 8월 16∼9월 5일까지 18일간의 인터넷 접수를 받은 결과 단체는 6분48초만에, 개인은 2시간15분만에 예약이 모두 매진됐다고 관리사업소측은 밝혔다. 이는 국민들에게 청남대가 아직까지 ‘와보고 싶은 곳’임을 반증하는 구체적인 사례다. 다만 두 번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어떤 볼거리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청남대외에 가 볼 만한 곳을 찾아 주변 관광지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광주시민 최경식(55·회사원)씨는 “새벽차를 타고 청남대에 왔는데 온 김에 다른 곳에 들러 관광을 하려고 해도 마땅한 데가 없다. 보은 속리산은 너무 멀고, 기타 관광지는 눈에 띄는 명소가 아니다”고 말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주변 관광지로는 문의 문화재단지, 운보의 집, 화양동, 수안보온천, 월악산, 속리산 등을 들 수 있으나 이 곳 역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편의시설 확충과 홍보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남대 관광명소화 중장기발전계획은 현재 서울 업체와 지역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업무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에서는 협의가 끝나는대로 바로 계약해서 내년 4월이면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중장기발전계획을 업체에 맡기되 중심 기조는 사회단체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 부분을 충북도가 어떻게 ‘교통정리’ 할 것인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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