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밀레니엄타운 ‘수렁’에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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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밀레니엄타운 ‘수렁’에 빠지나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1.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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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끼트레이딩’ 빼고 제3업체 물색설...시민단체 “현재대로 놔두라”

충북도가 ‘중국어마을’ 사업의 진흙탕속에서 한 발을 빼기도 전에 다른 쪽 발을 밀레니엄타운의 ‘웨딩빌리지’에 깊숙하게 담글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가 지난 해 이 사업 추진방침을 밝힌 이후 사업자체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발에 직면한데다, 추진업체에 대한 ‘부실업체설’ 확산, 도의회의 현물출자 승인거부등이 얽히면서 사업자체가 질곡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 충북도가 청주시 상당구 주중동 밀레니엄 타운 부지에 ‘국제 웨딩빌리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추진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밀레니엄타운 부지./ 사진=육성준 기자
충북도, 사업추진 ‘오락가락’

밀레니엄 타운에 웨딩빌리지 사업을 추진해온 충북도는 지난 해 ‘끼트레이딩’과 MOU를 맺은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언론의 비난이 이어지자 새해들어 ‘소신’ 대신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시민단체들은 웨딩빌리지 사업자체가 공익성이 없는데다 수익성에 눈먼 특혜성 사업이 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파트너로 알려진 ‘끼트레이딩’이 자본금 5000만원의 실적 없는 회사인데다, 이 회사 대표의 개인 채무관계, 잦은 회사이전등의 문제가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이 회사가 지역여론을 호의적으로 바꾸기 위해 지역의 모 인사와 업무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지만, 그것 또한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

충북도 김용국 기반건설팀장도 “이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지는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 당초 보였던 강력한 추진의지를 접었다. 도는 현재 끼트레이딩측과 접촉을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3일에는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사업추진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졌던 충북도측은 밀레니엄타운부지를 충북개발공사에 현물출자하는데 대해 한발 물러 서 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다음 회기에도 도의회에서 현물출자건에 대해 승인할지 미지수”라면서 이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충북도의 다른 부서가 끼트레이딩 대신 보석관련업체인 ‘U’사측에 이 사업권을 맡기려고 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굴지의 보석관련업체로 밀레니엄타운 부지에서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한 부지를 두고 충북도의 다른 부서가 각각의 사업체를 추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충북도의회가 지난 해말 770억원에 달하는 밀레니엄 타운 부지를 충북개발공사에 현물 출자하려던 충북도의 계획안을 승인하지 않고 보류했으며, 오는 3월 열리는 임시회에서나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엄타운부지, 충북도가 먼저 추천” 논란예고

더구나 충북도가 밀레니엄타운 부지를 끼트레이딩측에 웨딩빌리지 후보지로 먼저 추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끼트레이딩 이영은 대표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웨딩빌리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후보지로 밀레니엄타운을 제시한 게 자신들이 아니라 충북도라고 공개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웨딩빌리지 사업을 추진한 것이고, 이런 사업계획안을 충북도가 브리핑 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청주에 간 것”이라면서 “후보 부지도 충북도가 먼저 청남대와 밀레니엄타운 부지를 제시했었다”고 공개했다.
이 대표는 또 “나는 MOU를 체결하지 전까지 그 땅에 가보지도 않았고, 막바지에 갔을 때는 비행기소음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도측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여러군데를 추천해 업체측이 결정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끼트레이딩측은 최근 충북도측에 심한 배신감을 표출하면서 사업포기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수십만 달러를 투입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당초 문제 있는 땅을 제시한 충북도가 제대로 사업추진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도가 다른 업체를 추천하고, 지역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해야 할 지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충북도는 그동안 우리가 제시한 사업계획을 충북도의회에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오는 3월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며 충북도가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발표’에 대해서 그는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충북도와의 결별을 염두해 두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민단체, “대안 나올때까지 그냥 놔둬라”

웨딩빌리지 사태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경고는 또 다른 곳에도 나온다. 이 사업을 추진하게될 충북개발공사측이 사업체 선정 자체를 충북도가 관여하려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도가 밀레니엄타운부지에 웨딩빌리지 사업을 하려는 계획 자체를 우리가 인수하는 것이지, 끼트레이딩이든 보석회사든 어떤 업체와 할 것인지는 사업타당성을 검토한 뒤 결정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충북개발공사측은 “이 사업이 공익성과 수익성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는 중요한 사업인데, 타당성도 따지지 않은 채 충북도가 하라는 업체와 사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만일 사업이 잘못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충북도가 끼트레이딩이나 U사를 내세우면서 밀레니엄타운에 웨딩빌리지 사업을 추진하려는 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웨딩빌리지 사업자체를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해왔던 이 사업이 새해 지역 이슈로 떠오를 경우 실무책임자나 정우택 지사에 대한 책임추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밀레니엄타운 부지는 그동안 10년동안이나 대안을 찾지 못했던 곳 아니냐”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 높아지는 이 공간을 서둘러 개발하지 말고 도민의 휴식공간으로 두었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개발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송 사무처장은 또 “이 땅을 충북개발공사에 현물출자하는 것은 경영을 제대로 못한 기업에 도민들의 땅을 주는 것과 같은 것이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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