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우울증환자 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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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우울증환자 늘까?
  • 경철수
  • 승인 2009.02.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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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끝자락 타는 병원 "웬만큼 아파선 병원도 안가"
병 키워 종합병원 환자 늘어‥정신과 "선입견 업애야"

   
▲ 지난주 청주의 한 신경정신과 로비는 내원한 환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우울증 환자가 늘고 신경정신과를 찾는 환자가 많다(?)"  지난 5일 청주의 한 신경정신과 로비. 몰려드는 환자들로 북새통이다. 심지어 청원군이나 서울·경기, 제주도에서 찾은 환자에 종교인까지 있다.

이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개원한지 오래되다 보니 소리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가 많다. 그러나  2년 전보다 오히려 환자 수는 줄었다. 인근의 한 개인병원도 최근 10%정도 환자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병원장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웬만큼 아파선 병원도 찾지 않는다"며 "소화불량이나 단순 감기 환자는 참다가 위궤양이나 폐렴증세가 나타나자 종합병원을 찾으면서 동네의원은 휴폐업이 늘고 종합병원만 환자가 느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청주의 대부분 종합병원들이 최근 증축을 추진하는 등 환자수가 소폭 증가했다. 심지어 청주 흥덕구의 한 대학병원은 병상수가 모자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병원 이용자는 "응급실을 찾았다가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에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불황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문을 닫은 병·의원은 72개소로 전년도 97개소보다 25개소 줄었지만 최근 2년간 새롭게 문을 연 병·의원 123개소에 비해 46개소가 문을 더 닫아 총 169개소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청주 홍종문신경정신과 홍종문 원장(52·청주시의사회장)은 "전쟁이 발발하면 정작 전장에서 싸우다 큰 부상을 입지 않는 한 병원을 찾지 않는 법이다. 오히려 전쟁이 끝나고 생활의 안정을 되찾아야 찾는 것이 신경정신과다"며 "동네의원은 환자수가 줄었고 종합병원은 환자가 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의료선진국의 경우 대기업 총수가 경기불황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되면 평정심 또는 조언을 받기 위해 유명 신경정신과를 찾는다"며 "특히 외국의 경우 상담비가 시간당으로 계산되지만 우리나라의 의료계 현실은 수십 년 째 의료수가가 제자리걸음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원장은 "우리의 경우 신경정신과에 대한 선입견으로 정신이상자나 병원을 찾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정신과는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상담사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타까운 것은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 술집이나 점집(철학관)을 찾아 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원장은 "결국 몸과 마음을 망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불황에 씀씀이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병을 키워선 안 된다"며 "가까운 동네의원부터 찾아 정확하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과다한 진료비 지출을 줄이는 꼴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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