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첩에 미친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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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첩에 미친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2.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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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배첩장 홍종진씨

   
글씨나 그림에 종이나 비단 등을 붙여 족자, 액자, 병풍 등을 만들어 보존성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처리기법인 배첩(일본식 명칭 표구)을 44년째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무형문화재 제7호 배첩장 홍종진(59)씨다. 지난 1999년 11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그는 지병인 당뇨로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쉴 틈이 없다.

홍씨는 “어느덧 4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살면서 배첩 이외에는 다른 일을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아직도 이루지 못한 것이 많아 마음이 급해진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청주시는 2004년 12월 홍씨가 후진양성과 중요 문화재를 보존 처리하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국비 등 6억여 원을 들여 청주시 봉명동에 배첩전수관을 마련해 줬다. 이곳은 훼손된 문화재가 그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는 곳이면서 배첩기술을 일반인에게 전파하고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전수관이다.

이곳에서 국보급 문화재 6점과 보물급 문화재 15점이 새롭게 태어났다.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의 오불회괘불탱(국보 296호), 청주 보살사의 영산회괘불탱(보물 1258호), 영천시 수도사의 노사나불괘불탱(보물 1271호), 안성시 청룡사의 감로탱(보물 302호) 등이다. 또 청주대, 충북대, 청주교대 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670여 점도 홍씨로 인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홍씨는 “문화유산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보수, 복원작업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제때 보수만 한다면 400년 이상 더 보존할 수 있다”며 배첩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후진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초겵?미술교사들을 대상으로 배첩에 관한 연수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또 전국에서 배첩을 배우려고 일반인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3월부터는 1년 코스로 강좌를 개설했다”면서 “전수관을 통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배첩을 전파하는 데 평생을 바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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