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치유하고‥ 예술작품도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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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치유하고‥ 예술작품도 '감상'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9.03.03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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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일부병원 쉽게 다가서는 문화공간 탈바꿈
갤러리에서 의료박물관·무대 없는 음악회까지

충대병원 '갤러리', 청주의료원 '의료박물관', 청주모태안여성병원 '무대없는 음악회', 청주성모병원 공예전. 청주지역 병원들이 환자와 가족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벌써 10년째 1층 로비에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매월 테마별 전시전을 갖고 있다. 청주 성모병원은 갤러리아 병원을 표방하며 외래동 신축에 발맞춰 본관 리모델링후 공예 전시전을 기획하고 있다.

   
▲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는 충북대 갤러리가 환자들 사이 희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의료원은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말 사료전 및 의료기기 박물관의 개원을 준비중이다. 청주모태안 여성병원은 '쉽게 다가가는 병원'이란 모토(motto)아래 임산부와 아이들을 위한 무대 없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 같은 문화공간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지루한 시간을 달래주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투병생활을 하는 병원의 우울한 이미지를 벗고 환자들이나 간병으로 심신(心身)이 지친 가족들에게 정신적 안정과 삶의 의지를 다시금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 10년 동안 151회에 걸쳐 각종 동호회와 대학 동아리 사진전, 공예작품 초대작가전을 벌인바 있는 충북대 갤러리의 경우 이 같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삶을 비관해 수차례 자살을 기도하고 투신자살하려다 입원치료를 받은 바 있는 한 환자가 조근영 선생이 지도하는 수채화 동호인전을 보고 삶의 의지를 느껴 사회로 복귀한 사연도 있다. 충북대병원 연봉흠(50)씨는 "충북대 갤러리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문화공간이 됐다"며 "삶의 의지까지 심어준 갤러리 운영 제안자로 큰 보람이다"고 말했다.

병원 문화공간 설치·운영 어떻게…
충북대병원 갤러리는 지난 1998년 12월 문을 열었다. 홍보실 연봉흠씨가 '치유시설이란 병원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볼거리를 제공해 환자와 가족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자'고 제안하면서 비롯됐다.

올해 2월 한달 동안은 점묘백자의 창시자인 창무 오재경 도예가의 작품 40여점이 전시됐다. 점묘백자는 칼끝으로 하나하나 홈을 파서 문양을 넣은 백자를 말한다. 도예의 고장인 여주시가 집인 오재경씨는 매년 2월 점묘백자 전시전을 충북대병원 갤러리에서 갖고 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충북대병원 갤러리는 지난 1월 한달 동안은 풍경·사진작가로 서원대 교수를 지낸바 있는 김진기씨의 초대 작가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으로 충북대병원 갤러리는 각종 동호인들에게 위탁 전시전으로 꾸며지게 된다. 3월은 청주 수채화 동아리의 수채화전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4월은 가로수 영상회 사진전, 5월은 사생회의 '빛과 향'이란 전시회, 6월은 한국화 연구반인 향인회의 부채전, 7월은 음성 구상작가 16인전, 9월은 청인회의 수채화전, 10월은 의과대 수련의 사진동아리 '아이리스'의 사진전, 11월은 다양한 작품을 선뵈는 '다시각전' 12월은 충북장애인 사진연구회의 사진전이 계획되어 있다.

신·증축 개인병원 앞다퉈 문화공간
청주성모병원은 건축허가가 나는 4월쯤 외래동 신축과 함께 본관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로비에는 실내정원과 공예 전시장이 마련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산부인과 진료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청주성모병원은 이미 청주공예비엔날레와 MOU를 체결한 상태다.

청주 성모병원 홍대기씨는 "벌써부터 각종 사진동호회의 문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사진마당, 가톨릭 사진연구회 등이 상설 공예 전시장 이외의 특별 전시 공간 이용에 대한 문의를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의료원은 오는 12월1일 개원 100주년 기념 사료전에 맞춰 자혜관이란 의료기기 박물관 개관식을 갖는다.

의료기기 및 물품, 청주의료원 100년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도내 최초의 의료기기 박물관이 문을 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주 의료원은 지난달 25일 의료원 출신인사 초청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청주 모태안여성병원은 지난해 9월말 대기환자의 지루함을 달래주려 무대없는 작은음악회를 처음 연 이래로 최근까지 모두 7차례 음악회를 가졌다.

서원대 음악전공 학생들에게 실제 무대경험을 제공하고 병원 입장에선 동요와 클래식 위주의 선곡으로 임산부들에게 안정감 및 태교를 시켜준다는 차원이었다. 실제 인기를 끌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지난해 12월24일 화이트데이 음악회, 올해 2월14일 밸런타인데이 음악회 등이 열리기도 했다. 청주 모태안여성병원 오효석 주임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 지역과 함께 하는 병원이란 원장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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