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식 먹으며 건강한 삶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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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음식 먹으며 건강한 삶을 이야기하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3.12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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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희 청주YWCA 사무총장

▲ 사진=육성준 기자
신영희 청주YWCA(이하 청주Y) 사무총장은 역시 건강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았다. 신 총장을 만난 곳은 청주Y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주)생명살림 올리다. 이미 올리 콩버거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직장내에 식당이 있어 특별한 경우 아니면 바깥 음식을 먹지 않는 신 총장은 ‘올리’ 음식을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좋은 재료를 쓰고, 만드는 사람들도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주시 봉명동 청주Y 회관 내에 있는 ‘올리’에 들어가면 우선 ‘이 곳의 음식은 땅과 생명을 살리는 유기농재료를 사용합니다’라는 구절을 볼 수 있다. 올리에서는 버거, 카레라이스, 해물볶음밥, 우리밀라면, 커피, 식혜 등을 판매한다. 버거는 우리밀 빵과 콩비지, 야채 등으로 만든다. 나머지 음식들은 각각 필요한 재료를 넣되 반드시 우리 땅에서 나는 유기농재료를 고집한다. 이것이 ‘올리’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우리는 해물볶음밥을 주문했다. 잡곡밥에 새우, 오징어, 당근, 양파, 양배추 등의 갖가지 재료를 넣고 볶은 것을 야채샐러드와 함께 내왔다. 샐러드에는 비트라는 빨간무로 만든 소스를 뿌렸다. 진달래색이 선명했다. 반찬은 간단명료하다.

김치와 양파절임. 신 총장은 ‘올리’에 왔으면 버거 맛을 봐야 한다며 버거도 주문했다. 치즈버거와 야채버거였다. 좋은 재료로 만든 것이라서 그런지 맛도 있었다. 식당내 인테리어나 음식을 담아오는 그릇들이 번쩍거리지 않고 소박해서 그렇지 음식 자체는 고급이었다. 그러나 이 곳은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아 정부로부터 인력을 지원받는 덕에 음식값이 전체적으로 저렴하다. 해물볶음밥이 4000원, 올리버거가 1900원이다.

신 총장이 평소에도 이런 음식을 즐기는지 궁금했다. “우리가 생명살림 운동을 하다보니 소비자로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추구한다. 건강한 음식과 재료는 생활협동조합에서 공급받는다. 회원이 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집에서는 이런 재료들을 써서 간단하게 해먹는 편” 이라며 “해물볶음밥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고, 버거는 시간이 없을 때 한 끼 식사로 좋다.” 이 말 끝에 신 총장은 건강한 기업으로, 취약계층들의 일자리 창출기업으로, Y정신을 살린 기업으로 ‘올리’를 제대로 키우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청주Y는 지난 65년 청주지역에서 깃발을 올렸다. 신 총장은 72년 유급실무자로 들어가 간사, 총무, 이사, 사무총장을 수행해오고 있다. 37년 동안 Y안에서 살았다. 그가 청주Y의 산증인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는 “초창기 때 전화기 한 대도 없이 대한어머니회와 함께 사무실을 썼다.

이후 떠돌이생활을 하다가 88년 지금의 회관을 봉명동에 신축했다. 그러면서 Y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욕심을 내고 Y를 키운 건 아니지만, 지금 돌아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성장한 것 같다. ‘작은 일에 충성하면 너에게 큰 일을 맡겨주신다’는 성경구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청주Y는 현재 여성인력개발센터·서부종합사회복지관·여성종합상담소·양지뜰·상록수 등의 지부를 둔 조직으로 외형을 불렸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인원만도 100명이나 된다.

조직이 커진 만큼 쓰레기부터 통일문제까지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발벗고 나서겠다는 게 신 총장의 각오다. 접시를 싹 비우고 나자 유기농 커피가 기다리고 있었다. 냄새도 여간 향긋한 게 아니다. 오늘은 위장이 ‘호강’을 한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농으로 먹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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